'장애인 차별', 폐지 목소리 높아진 '최저임금법 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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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차별', 폐지 목소리 높아진 '최저임금법 7조'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6.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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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신체장애로 근로능력 낮은 사람 제외' 규정
근로능력평가에도 한 달 평균 임금 '37만원'
UN장애인권리협약 포함됐음에도 정부 '무대책'
지난 16일 강은미 정의당 의원(가운데)과 참가자들이 최저임금법 7조 폐지를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6일 강은미 정의당 의원(가운데)과 참가자들이 최저임금법 7조 폐지를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최저임금법이 장애인들을 최저임금의 사각지대로 몰아 사실상 장애인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현행 법률에서 장애인을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 그 이유인데 민주노총과 장애인단체들은 이 내용이 담긴 조항을 폐지하고 최중증장애인에게 적합한 권리 중심의 일자리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6조에는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하며(1항), 사용자는 이 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추어서는 아니된다(2항)"고 되어 있다. 그러나 7조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사람으로서 사용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는 제6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되어있는데 여기에 해당되는 이가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이다. 

즉, 장애인은 현행 법대로라면 최저임금의 예외로 규정되어 있으며 이들의 임금에 하한선이 없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시급 1원'으로 책정해도 불법이 아니다. 이 때문에 현행 최저임금법이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은 물론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존중해주지 않아 노동자의 삶을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법으로 인해 합법적으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노동자는 2020년 기준으로 9000명이 넘는다. 또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장애인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37만원에 그쳤으며 전체 중증장애인 노동자 중 30%가 한달에 3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놓은 장애인들이 취업을 빌미로 사실상 '공짜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현재 UN장애인권리협약에는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를 금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올해 UN과 ILO(국제노동기구)는 기존 노동법에서 '근로능력' 또는 '고용불능' 등의 개념 철폐를 촉구한 바 있다. 지난 3월에 열린 일자리위원회에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제도 폐지'를 요구했지만 정부의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한 장애인들은 '작업능력평가'를 통해 '근로능력'과 '고용불능'을 평가받고 있고 이를 통해 장애로 인한 최저임금 적용제외를 인가받고 있다. 지난 2018년 정부는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기준을 작업능력의 90%에서 70%로 변경했지만 오히려 그 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수가 역대 최대로 나타나 평가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현재 장애인들이 노무를 제공하는 '보호작업장'의 경우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분리 노동을 시키고 장애인을 노동자가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몰면서 오히려 차별을 더 강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일각에서는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을 부여하면 장애인들의 일자리가 급격히 축소될 것이고, 보호고용 제도를 유지하면서 '최저임금 감액적용'이라는 명목으로 장애인 생산능력의 더 정확한 측정을 통해 그 능력의 맞는 임금을 부여하는 것을 그 대안으로 내놓는다. 하지만 보호작업장은 노동 현장 내 이미 만연한 차별을 더더욱 강화해 온 기관이며 이미 2014년 UN 장애인권리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보호작업장 폐쇄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이어 "장애인의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은 장애인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 이행 방안 강화, 장애인들에 대한 노동부문에서의 일반적 차별철폐와 함께, ‘작업능력평가’에 따른 ‘근로능력’, ‘고용불능’의 개념을 철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가야 한다"면서 "서울, 경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처럼, 최중증장애인에 적합하면서도 ‘노동불능’, ‘노동능력평가’ 개념 자체를 거부하는 공공일자리를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적극 제도화해야 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보호 목적의 일자리가 아니라 권리중심의 일자리를 마련해 가는 것이 최저임금법 제7조 폐지와 함께 긴급히 요청된다"고 밝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8년 6월에 개정된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만 골몰한 나머지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어 놓았다. 앞으로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민간으로 더 확대해 의무고용률을 높이는 방향과 함께 법 개정에 더욱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장애인 노동자가 37만 원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차별금지와 괴리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지금의 '근로능력'을 가리는 평가로는 장애인들의 최저임금 보장을 확신할 수 없고 이로 인해 최저임금 논의가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장애인에게 일을 준다는 것에만 신경쓴 나머지 생계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헐값에 노동력을 사들이는 것은 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최저임금법 개정 논의가 앞으로 더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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