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공’과 ‘어공’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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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공’과 ‘어공’의 차이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06.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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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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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함부로 칼을 휘둘러서는 안된다. 그러나 권력에 취해 용렬하게 변한 자는 ‘조자룡 헌칼 쓰듯’ 휘두르는게 신이 난다. 법도 관행도 없다. 제 자신과 집단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 안가리고 물불 안가린다.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 같은 나라의 집권방식이 그렇다. 당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해도 정당성이 부여되고 면죄부가 하사된다. 우리 사회 일부 집단도 이와 유사한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다.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주사파가 주축이 된 NL(National Liberation,민족해방) 계열 조직에 몸담았던 곽대중 씨에 의하면 이들의 ‘보급 투쟁’ 명분은 “인민의 것은 바늘 하나, 실 한 오라기라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지만 반대로 “인민의 것이 아니라면 건드려도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정권을 잡는 일, 대기업을 공격하는 이유, 시민단체와 협동조합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도 보급 투쟁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게 다 저들의 먹거리 챙기기 중 하나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아래 이들은 청와대, 국회 뿐 아니라 지방의회, 각종 시민단체, 각종 공기업, 원자력 안전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위원 및 감사직등을 차지하고 농단해 왔다. 이 정부는 민주당과 시민단체 출신의 비서관·행정관들,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늘공(정통 관료)’들에 비해 전문 능력은 떨어지지만 조직 충성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탈원전,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오락가락하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 원격의료 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서비스 금지 등 이런 저런 주요 현안들을 사사건건 시비하고 강제했다.

매사에 자신만만하고 자신들은 무결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실수는 왜 그리 잦는지 놀라울 지경이다. 지난달 문 대통령이 주재한 ‘P4G 서울 정상 회의’ 개막식 영상에 서울 아닌 평양 모습이 들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의 G7 정상 회의 참석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만들면서 남아공 대통령을 삭제한 사진을 썼다. 문 대통령이 사진 가운데 오도록 조작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문재인 대통령의 오스트리아 방문 소식을 전하며 독일 국기를 올렸다. 지난 4년 간 이런 자질구레한 기본적 실수는 기억하기도 힘들다. 세계적인 명품과 모조품의 차이는 마무리에 있다고 한다. 얼핏 보면 똑 같은 것 같지만 마무리한 바느질 같은데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실력을 쌓은 ‘늘공’과 ‘어공’의 차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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