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잇단 사망사고⋯“솜방망이 처벌, 개선돼야”
상태바
현대건설, 잇단 사망사고⋯“솜방망이 처벌, 개선돼야”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1.08.10 14:39
  • 댓글 0
  • 트위터 387,5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5년까지 정규직 전환 100% 목표, 안전관리 강화 추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한솔 기자]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의 경영진을 처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지만 건설현장의 잇단 사망사고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정부의 안전관리 개선 권고 사흘 만에 사망사고가 터지는 등 근본적인 안전관리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경기 고양시 현대건설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굴삭기를 이용해 관로 토사 되메움 작업을 하던 중 근로자가 굴삭기 버킷에 끼여 숨진 것. 이 사고는 고용노동부가 현대건설에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개선하라고 권고한 지 사흘 만에 벌어진 만큼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올해만 4명의 건설현장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 2011년 이후 최근 10년간 발생한 사고 사망자는 52명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용부는 현대건설 본사 안전보건관리체계 진단과 본사·전국 현장의 법 위반 여부에 대한 감독결과를 발표하며 개선을 권고했다. 

◇ 현대건설 산안법 301건 위반, 협력업체 바뀔 때 안전관리 평가 할당 낮아 

고용부는 현대건설의 안전보건관리체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운영 수준이 미흡하고 동일 위험요인이 반복 발견된다고 진단했다. 협력업체 선정 기준과 노동자 안전보건 제안 절차가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현대건설은 산업안전보건법 301건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장의 경영방침과 목표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이 없고, 성과측정을 위한 지표가 부재했다. 또 현장 위험성 평가에서 위험공정을 누락시키거나 개선까지 이어지지 않아 동일 위험이 평가마다 반복 발견됐다. 

특히 500여 명 이상의 안전보건관리자가 업무를 수행하지만 정규직 비율이 39%로 낮았고 보건관리자의 경우 모두 비정규직인 상태로 정규직 전환제도 운영이 미흡했다. 

안전보건 예산 편성액은 매년 증가하고 실제 집행액은 119억원으로 크게 늘었으나, 대부분이 안전보건관리자 급여로 지급되고 협력업체 지원과 안전교육을 위한 예산 집행이 미약했다. 안전보건 제안제도는 협력업체 노동자가 배제되는 문제점도 발견됐다. 

특히 협력업체 선정 시 최저가 낙찰규정 적용에 따라 비교적 수준 낮은 업체가 선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력업체 등록·갱신 시 평가항목에서 안전관리는 100점 중 5점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산안법 위반으로 본사는 과태료 3억9140만원(198건), 시정조치 2건이 집계됐고 전국현장에서는 사법조치 25건과 과태료 1억7621만원(76건), 시정조치 75건이 확인됐다. 관리체계 운영이 미흡하거나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위반사례가 공통 발견됐고 추락·전도방지조치를 실시하지 않거나 안전관리 미흡, 안전관리비 부적정 사용이나 건강관리 부실사례도 적발됐다. 고용부는 자세한 사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과태료·시정조치 솜방망이가 문제 “노동자가 죽어도 눈 깜빡하지 않는 이유” 

업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한계점과 건설사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현대건설의 노동자 생명 경시와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산안법 위반 301건 가운데 사법조치는 25건에 그쳤고 대부분 과태료와 시정조치 등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오 대변인은 “노동자가 죽어도 기업이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의 한계점으로 직업성 질병 종류를 꼽았다. 시행령은 직업성 질병 종류를 24개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과로사의 주요 원인이 되는 △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요통 △난청 등 업무상 질환들이 제외된 ‘반쪽짜리 시행령’ 이라는 것이 오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번 진단과 관련해 고용부는 현대건설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 위반 여부를 조사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서류 중심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으로는 중대재해와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 중대재해 근절, 안전관리 총력 다하는 현대건설⋯“2025년까지 정규직 100% 만들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건설은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안전 결의대회’를 실시해 협력사 안전관리 인센티브 확대 등 안전관리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먼저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에 포상 물량을 총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 시행키로 했다. 또 고용부가 권고한 협력사 신규 등록·갱신 시 안전분야 평가점수도 기존 5%에서 20%로 강화키로 했다. 부적격 업체는 입찰참여를 제한하고 협력사 480개사를 대상으로 안전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적극적인 의견수렴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협력사 안전관리를 위해 ‘안전관리비 50% 선지급제도’를 운영하고 별도의 안전지원비용도 추가 지원키로 했다. 법정 안전관리비 이외에도 별도 안전지원비 예산을 투입한다. 잔여매출 100억원 이상 현장은 1억원, 100억원 미만 현장은 5000만원의 예산을 별도 지원한다. 계약금액 100억원 미만 소규모 공사현장에는 안전관리사 채용 시 계약금액 외 추가로 임금을 매월 400만원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오는 2025년까지 안전보건관리자를 20% 확보하고 정직원 100% 전환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개선 추진중이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와 함께 현장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3835억원으로 전년대비 3.5%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1409억원으로 0.8% 하락했다. 지난 2018년에 준공한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본드콜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W

lhs@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