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테러, 순교를 통한 천국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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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테러, 순교를 통한 천국 보상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08.3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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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부상자들이 현장에 쓰러져 있다. 이번 폭발은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와 인근 배런 호텔에서 각각 발생해 아프간인 최소 60명이 숨지고 143명이 다쳤으며 미군도 12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폭발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카불=AP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부상자들이 현장에 쓰러져 있다. 이번 폭발은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와 인근 배런 호텔에서 각각 발생해 아프간인 최소 60명이 숨지고 143명이 다쳤으며 미군도 12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폭발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카불=AP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영적존재/사후세계/영혼 불멸설은 오감으로 감지할 수는 없지만 다른 방법으로 그 실체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매혹적인 영감을 바탕으로 인간세계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오래된 문학작품은 물론 성경, 코란 같은 권위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며 인간의 영혼을 사로잡아, 그토록 뛰어난 현인들조차도 이 믿음의 뿌리를 머릿속에서 캐내는데 실패했다. 해답이 없는 자연과 실재에 관한 의문을 교묘하게 비틀어 형체가 없는 것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만든 이 아이디어는 기발한 발견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이들 중 일부 근본주의자들의 세계관은 지배 이데올로기이며 파괴적 신앙으로 외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권위의 원천이 된다. 하늘(천국, 지옥, 신)같은 다른 세계와의 특별한 연결성은 사회나 국가에서 정치적인 정통성의 강력한 파워로 작용해 왔다. 지도자는 신과 교류하는 ‘신적인 존재’라는 우상화된 믿음은 맹목적이고 배타적이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자살테러, 일본의 가미가제, 인민사원, 옴진리교 독가스 테러사건 등 일련의 사건에서 보듯이 교주를 신격화하고 반사회적이며 비윤리적인 문제를 심심하면 일으킨다.

‘코란(Quran)’에서는 모든 인간은 종(種)에 관계없이 천국에 자리가 미리 마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믿음이 순교를 통한 천국 보상으로 이어지면서 온갖 종류의 살상과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비극의 나라다. 코란을 전가의 보도처럼 믿는 이들은 전쟁을 ‘성전(지하드)’이라 부른다. 이들은 전쟁(전투)에서 전사하면 천국에 간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자살테러는 그들에게 훈장과도 같은 것이다. 일본의 가미가제가 보여준 군국적 이데올로기와도 상통한다. 십자군 전쟁을 성전으로 생각하고 너도나도 죽어서 천국 간다며 전쟁에 펄쩍 뛰어들었던 비극과 다르지 않다.

역사는 지난 세월을 통해 교훈과 경고를 주고 있지만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사고 방식은 더욱 강고해지고 있다. 이데올로기나 종교가 인간을 더욱 편협하게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카불 공항 일대의 자살테러는 ‘행복이 담보된 영생’을 무기로 무고한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는 가장 더럽고 추악한 짓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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