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뜰 때 Z플립준다던 마켓컬리··· "소비자기만 과장광고·사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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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 뜰 때 Z플립준다던 마켓컬리··· "소비자기만 과장광고·사기" 논란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1.09.0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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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사 지연공급에 따른 지연배송 “우리만의 문제 아냐, 억울해”
분개한 구매자들 “소비자기만 과장광고·사기”⋯마켓컬리 “너무 가혹한 이야기”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사진=뉴시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한솔 기자]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 ‘Z폴드3’와 ‘Z플립3’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삼성닷컴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소위 ‘인싸’들의 워너비가 됐다. 때문에 소셜커머스 플랫폼들도 사전예약 기획에 발 벗고 나섰는데 그 중 마켓컬리의 빠른 샛별배송으로 Z플립을 가장 먼저 손에 쥐고자 하는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런데 그 마켓컬리가 소비자와의 약속을 어겼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으나 마켓컬리 측은 오히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일 인터넷 포털·소셜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마켓컬리를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플립3를 사전 예약한 소비자들 중 일부는 지난달 24일까지 받기로 약속했던 제품을 아직까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급 이슈에 따른 공급불안정으로 배송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마켓컬리 측 입장이다.

모두의 기대를 안고 나온 Z시리즈 신제품이니 만큼 삼성전자 뿐 아니라 다양한 커머스 플랫폼들도 사전예약 기획전을 개최해 소비자들을 끌어 모았다.

쿠팡은 △최대 12% 카드 즉시 할인 △최대 24개월 무이자 △로켓배송 등 혜택을 내걸고 홍보헀고 롯데하이마트는 △최대 10% 카드 청구 할인 △최대 24개월 무이자 혜택 △최대 110만원 중고폰 반납 보상 판매 △엘포인트 최대 6만점 적립 등을 내세웠다. 삼성닷컴은 △삼성카드 11% 청구 할인과 함께 단독혜택으로 △홈피트니스 베이직 3개월 이용권 △삼성전자 멤버십 포인트 4만점 △브랜드 콜라보 액세서리 패키지 등도 함께 담았다.

그 중 가장 눈에 띄었던 플랫폼은 마켓컬리였다. △카드사 무관 12% 할인 △구매금액의 1% 컬리 적립금 지급 △쿠폰 추가 사용 △경품 추천 이벤트 등을 내세웠다. 무엇보다 △8월 24일 아침 7시 전까지 받아볼 수 있는 ‘샛별배송’이 큰 메리트였다. 이론상 Z플립 신제품을 누구보다 가장 먼저 손에 쥔 ‘인싸’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마켓컬리는 수도권과 충청권, 대구광역시 지역으로 한정해 샛별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샛별이 뜰 때가 가장 신선할 때’라는 슬로건으로 보통 식품 등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배송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수도권·충청 지역의 경우 당일 밤 11시 전까지 주문하면 익일 오전 7시 전까지 문 앞에 도착한다. 대구의 경우 당일 밤 8시 전까지만 주문하면 익일 오전 8시 전까지 문 앞에 도착한다.

◇ 샛별 뜰 때 배송하겠다던 마켓컬리, 배송지연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새 휴대폰을 받아볼 생각에 들 뜬 구매자들은 배송 예정일 하루 전 날(8월 23일) 오후 7시 ‘공급사 입고 지연으로 인해 8월 28일 이후 순차적으로 배송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가장 빠른 배송시간의 강점을 믿고 마켓컬리를 선택한 구매자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고. 근무시간이 지난 오후 7시인지라 문의 전화도 하지 못하는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구매자들은 전했다.

구매자가 배송 예정일 하루 전날 마켓컬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배송 지연 안내 문자. 사진=마켓컬리 문의 캡처
구매자가 배송 예정일 하루 전날 마켓컬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배송 지연 안내 문자. 사진=마켓컬리 문의 캡처

게다가 지체되는 마켓컬리 주문을 취소하고 쿠팡이나 삼성닷컴 등과 같은 타 플랫폼으로 환승하려 해도 고가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 사전예약기간이 23일까지라 손 쓸 방도가 없었다고 구매자들은 호소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당초 주문해서 받을 수 있는 물량보다 조금 덜 받게 된 것이고, 이에 따라 구매자들에게 보내주겠다 했던 날 보다 늦어진 것이다”고 말했다.

불만을 표한 구매자 A씨는 “다른 판매 사이트에서는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이 있었음에도 상대적으로 할부 혜택은 좋지 않았던 마켓컬리를 선택한 이유는 ‘8월 24일 7시 이전 수령’이라는 광고 때문 이었다”며 “값이 큰 금액이지만 입고가 지연될 수 있다는 등 경고문구도 없었기에 믿고 결제를 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측은 배송예정일 이틀 전인 22일까지만 해도 ‘주문한 제품이 24일 새벽에 배송 될 예정’이라는 문자를 구매자들에게 돌렸다. 그런데 마켓컬리 측이 물량 부족 사실을 이미 19일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알려져 의도적인 과장광고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A씨는 24일까지 상품을 받지 못하면 개인적 피해가 있는 상황이라 23일 늦은 밤에 문의를 남겨 어렵게 답변을 받았다. 그 결과, 입고 수량이 예정보다 적게 들어와 순서대로 순차 발송 중이며 물량이 부족한 사실을 19일에 확인했다는 답변이 왔다. 다만 최대한 발송하기 위해 예약 취소 물량까지 확인하고 노력했다고 답변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송이 지연되면 될수록 사은품을 포기하고 타 플랫폼을 이용하려 했지만 ‘배송준비중’인 상품은 취소가 불가능한 시스템적 미흡을 지적했다. 이후 취소를 하기 위해서는 상품 수령 이후에 다시 반품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배송준비중이라는 것은 택배 상품이 이미 창고를 떠났다는 것이기 때문에 취소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배송준비중’ 상태는 상품이 택배트럭에 적재됐다는 말이니 유통 사고가 없다면 늦어도 수일 내 구매자에게 도착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확인 해 보겠다”고 잘랐다.

배송 예정일 5일 전에 이를 인지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마켓컬리 측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확인해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 그럼 내 Z 신상은 언제...

이번 마켓컬리를 통해 사전예약을 이용한 구매자들 모두가 Z시리즈 신제품을 품에 안기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예약 이벤트를 통해 지난 달 24일까지 배송이 되기로 약속된 29건에 대해서는 9월 1일 오전 중으로 수령했다. 다만 샛별배송 해당지역이 아닌 지방의 경우 당일 중으로 배송을 받게 된다.

이 외에 ‘(8월)28일 이후 순차 배송’ 안내를 받은 30여 건에 대해서는 아직 처리 중이다. 즉 8월 24일에 물건을 받기로 한 구매자들 가운데 ‘28일 이후 순차배송’ 문자를 받지 않은 구매자는 오늘 중으로, 문자를 받은 구매자는 수령일자가 불투명한 상태라는 말이다.

이번 소비자불만 사례와 같은 경우는 제품을 제공하는 삼성전자와 판매하는 마켓컬리, 그리고 상품을 유통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때문에 통상 택배운송은 사정에 따라 하루정도는 늦춰질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마켓컬리가 경쟁사를 상대해 강점으로 내세운 ‘샛별이 뜰 때’로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말이 나온다.

소비자 B씨는 “수박장수가 크고 단 수박 좀 사라고 소리쳐 사람을 모았으면 그 수박이 비교적 크고 달면 될 일이다. 수많은 수박장수를 제쳐놓고 우리가 이 수박장수의 흉작까지 배려할 필요는 없다”며 “쿠팡한테 밀리는 이유가 있다. 다시는 힘없는 2차 유통사에서 구매하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혹자는 판매처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닐 텐데 하루 이틀 늦게 제품을 받아보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냐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상품이 출시를 하면 유튜버나 블로거, 인플루언서들은 한시라도 빨리 확보해 제품리뷰를 제작하는 것이 경쟁력이다”며 “꼭 제품리뷰가 직업이 아니더라도 개인마다 제품을 빨리 받아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 억울하다는 컬리 “공급사 문제, 우리만의 문제아냐”⋯쿠팡 “컬리만큼 대규모 지연 없어”

마켓컬리 측은 전적으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공급 지연에 따른 배송 지연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의 판권 계약 상 공급지연 등 위약에 따른 배상은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것.

무엇보다 공급 지연은 판매플랫폼마다 공통된 이슈인 만큼 마켓컬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정확한 숫자는 알지 못하지만 쿠팡이나 11번가 등 플랫폼의 배송지연이 더 큰데 마켓컬리만 잘못한 것처럼 말이 나온다”며 “고의가 아닌 만큼 계약을 하고 있는 공급사(삼성전자) 탓만 할 수는 없고 최대한 빠르게 소비자 불만을 대응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 광고·사기가 아니냐는 지적에도 “특정 날짜 이후로 배송이 진행될 것이라는 안내가 진행됐고 공급부족의 문제는 마켓컬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며 “허위광고나 사기가 아니며 이는 너무 가혹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빠른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도 동기간 8월 24일까지 배송하는 사전예약 기획전을 개최한 바 있다. 하지만 쿠팡 측은 대규모 배송지연은 없었다고 부정했다. 쿠팡 관계자는 “관련된 공지가 나간 적도 없고, 오늘 배송받기로 했을 때 불가피하게 오늘 도착하지 못하는 배송지연을 있을 수 있다. 이때 사안마다 다르지만 1000캐시 정도 지급을 한다”며 “하지만 마켓컬리와 같은 대규모 배송지연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연 배송에 대한 보상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삼성전자 쪽에서 이 같은 문제로 보상이 나갔던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 자체적인 보상 계획이나 향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 잡음 끊이지 않는 소셜커머스⋯“품질 우선 컬리, 초심 찾아야”

이번 소비자 불만 사례를 통해 마켓컬리가 ‘초심찾기’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식품 위주의 염가보다 품질을 우선시 하는 정책으로 MZ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왔던 만큼 시스템 보완과 고객만족 분야에 중점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셜 커머스 업계에 시끄러운 소음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26일 마켓컬리 김포물류센터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햇다. 노동자에게 안전화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이 근로자는 마켓컬리가 특정 근로자들을 고용하지 않는 등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폭행이나 노쇼 등 문제를 일으키는 분들을 다시 고용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점이 있어서 참고했던 내용이며 외부 기업에 공유했던 것은 아니다”며 “근무지 이탈 등 문제가 있었으며 업무 과중을 우려했던 부분이며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효율적인 DAS시스템을 통해 상품 주문접수와 배송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오배송·미배송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W

lhs@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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