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인종청소로 수단지역 강에 시체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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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인종청소로 수단지역 강에 시체 "둥둥"
  •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승인 2021.09.0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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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레이 지역서는 민간인 학살 자행
광범위한 고문과 ‘처형형’ 총알 흔적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티그라이 난민들이 수단과 에티오피아 접경 지역인 함다예트에서 임시 수용소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함다예트=AP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티그라이 난민들이 수단과 에티오피아 접경 지역인 함다예트에서 임시 수용소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함다예트=AP

[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수단 동부의 세티 강(Setit River in eastern Sudan)을 따라 안개를 뚫고 유령 같은 윤곽이 나타난다. 강폭이 좁아지면서 표류하는 시체는 미사 점토 둑에 쐐기 모양이 되어 그 형태가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남여, 10대, 심지어 어린이들의 모습까지 보인다.”

CNN이 전한 에티오피아 인종청소의 현장 모습이다. 수단의 한 마을인 와드 엘힐루로 여행을 가던 중 이들 취재팀은 하루에 시신 3구를 만났다. 수단의 증인과 지방 당국은 취재팀에게 며칠 사이 11구의 시신이 강하류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들 사망자는 주로 티그라얀인 것으로 밝혀졌다.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지역에서는 민간인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여러차례 나왔다. 지난 4월 벨기에 겐트대학교의 현지 연구진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가 벌어진 이후, 민간인 1900명이 학살됐다.

티그레이 내전은 티그레이인민해방전선의 정부군 초소 습격을 기화로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전쟁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다. 티그레이인민해방전선은 주정부의 수도 메켈레를 빼앗긴 뒤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이 분쟁으로 지금까지 2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고문, 초 법적 살인, 강간을 포함한 많은 잔학 행위가 일어났다.

최근 몇 주 동안, 에디오피아 휴매라에서 하류로 65km 떨어진 수단 마을인 와드엘힐루에서는 강에 표류하는 시신을 묻기위해 굴착기로 무덤을 파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적어도 60구의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와드엘힐루에 있는 수단 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시신에서 광범위한 고문과 ‘처형형’ 총알 자국이 발견됐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미국 홍보회사인 머큐리(Mercury)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여러 가지 주장이 뒤섞여있어 우리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관련 당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혀진 사람을 법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및 지역 법의학 전문가가 진행하는 독립적인 조사에서 피해자가 익사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보안상의 이유로 신원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전문가들은 CNN에 시신이 모두 사망한 후 어떤 형태의 화학 물질에 노출돼 강물에 들어가기 전에 시신을 효과적으로 보존한 과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모든 시신이 비슷한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은 그들이 강에 버리기 전에 유사한 환경, 아마도 저장 시설이나 집단 묘지에 묻혀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 보존 상태는 시체의 흔적과 원인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발견된 사람들 중 일부는 ‘타베이(tabay)’라는 고문으로 팔이 등 뒤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몇몇은 손이 노란색 전선으로 묶여 있었고 뼈가 부러지고 탈구되어 사망하기 전에 몸에 추가적인 압력이 가해졌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향후 잠재적인 전쟁 범죄 기소에 필요한 경우에 대비하여 증거를 보존하기 위해 시간과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한다. 전쟁이 끝나면 이들 학살자들 또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SW

jma@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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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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