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악의 전력 대란에 위태로운 글로벌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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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악의 전력 대란에 위태로운 글로벌 산업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1.10.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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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전력부족까지, 글로벌 산업 휘청
이상기후에 수급 불균형 등 해결 과제도 복합적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중국이 10년 만에 최악의 전력난에 시달리면서 전세계가 비상에 걸렸다. 올 3분기부터 시작된 중국의 심각한 전력부족 사태는 4분기까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노후 중공업 기지인 랴오닝성의 경우,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두번째 경보수준인 2급 전력부족경보를 발령하고 절전운영명령을 2단계(최고단계는 1단계)까지 올리기도 했다.

전력부족경보는 '전기사용관리방법(有序用电管理办法)'에 따라 전력 부족 5% 이하일 경우 4급, 5~10%는 3급, 10~20%는 2급, 30% 초과 시 1급 절전운영명령 내리고 상황에 따라 기업과 주민의 전기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말한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제한 범위가 확대되고 제한 시간이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2급으로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중국은 북한과 미얀마 등 주변국에서 전력 수입을 늘리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한 전력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고 전했으며, 올해 1∼3분기 북한에서 수입한 전력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37% 증가한 약 140억 원 규모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력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고는 해도 수입량 자체가 적은 데다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해 상황을 해결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라고 우려했다. 

◇ 중국 경기 회복 속도에 발 못 맞춘 전력 공급, 결국 ‘터졌다’

이번 전력난은 석탄공급 부족에 의한 수급 불균형, 홍수 등 이상기온현상에 고강도 탄소배출 억제정책까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윤보라 중국 베이징무역관은 "특히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 반면에 중국 에너지소비 구조 문제로 발전원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생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2021년 경기 회복세에 따라 중국 주요 전력망 부하전력은 예년치를 상회하고 있다. 자료 출처 = Wind

 

중국 경제는 2020년 하반기부터 산업생산과 수출로 경기 회복을 견인했는데, 이것이 결국 산업용 전력 소비의 급증으로 이어진 것. 올해 2분기부터 산업 생산과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중국의 주요 전력망 부하전력은 예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6월엔 10억㎾h를 돌파한 후 7월 12억㎾h까지 육박하는 등 3개월 연속 11억㎾h를 웃돌았다.

 

중국 주요 석탄 생산기지의 연도별 생산량 추이. 자료 출처 = Wind

 

이처럼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서 석탄은 중국 전력 공급의 장애물이 됐다. 중국의 전체 발전량의 60% 이상은 석탄 발전에 의존하며, 올해는 이상 기후 요인까지 겹쳐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석탄의 96%는 중국 내에서 자급하고 있는데 올들어 8월까지 중국내 석탄 생산량 증가폭은 4.4%에 그치고 말았다. 중국 전체 석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3대 생산기지 중 산시(山西)만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생산을 늘렸을 뿐 최대 생산지인 네이멍구의 생산량은 답보 상태다.

◇ 중국 전력 대란에 자동차와 항공 휘청, 올 겨울 더욱 추워

이러한 중국의 전력 대란은 전세계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먼저, 자동차와 항공 등 글로벌 산업의 부진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전력 소비가 많은 마그네슘 생산 통제에 나섰는데, 마그네슘은 자동차 차체, 차량용 시트 플레임, 항공기 등 부품 경량화 작업에 없어서는 안되는 원료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세계 마그네슘 85%를 공급하는 생산 및 수출국으로, 중국에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 글로벌 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올해 중국 마그네슘 수출이 전년대비 10% 감소할 것이라며 글로벌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9월 중순 마그네슘 생산이 중단됐고, 10월 들어 생산이 재개됐지만 생산량이 평소의 40%에 그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t당 1만6550 위안(한화 305만원)에 불과했던 마그네슘 가격은 생산이 중단된 9월 7만1000 위안(1310만원)까지 폭등했다. 생산이 재개된 이달에는 t당 5만200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전세계가 전력대란으로 힘들어하는 상황 속, 겨울에는 라니냐로 인한 강추위로 인해 에너지 소모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기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평양에서 라니냐가 발달하고 있어 올겨울 혹한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상청도 올 가을, 겨울의 라니냐 발생 가능성을 60%로 점쳤으며, 한국 기상청에서도 예년보다 추운 겨울을 예고했다.

뉴욕포스트는 올해 라니냐 영향으로 11월에 서리가 내리고 폭설이 뉴욕을 강타할 것이라고 지난 21일 보도했으며, 중국에서는 일부 동북부 지역에서 예년보다 최대 13일 일찍 이미 난방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역시 내년 1~2월에 일부 북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3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세계가 혹한의 겨울을 보낼 예정이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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