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성시' 대선후보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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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 대선후보 캠프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11.0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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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만위키
추기(鄒忌). 사진=우만위키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중국 춘추 전국시대 제나라는 강태공으로 유명한 나라다. 제나라 환공의 아들인 위왕은 추기(鄒忌)라는 사람을 재상으로 삼아 부흥을 도모했다. 가장 유명한 일이 임치(臨淄) 직하(稷下)에 학궁(學宮)을 만든 일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아카데미다. 여기서는 초나라, 위나라. 월나라 등 주변 각국의 학자를 초빙해 정치를 논하게 했으며 뛰어난 인재가 있으면 중용해 나랏일을 맡겼다.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가 이 학궁의 제주(祭酒)였다, 오늘날로 말하면 학장이나 총장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맹자도 이 학궁에서 공부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추기는 시쳇말로 ‘얼짱’이었으나 성복의 서군평 만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내나 첩,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당신이 제일 잘생겼다고 추겨 세웠다. 그는 자신을 성찰해 봤다. 서군평보다 자신이 더 잘생겼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다 아내는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첩은 자신이 두려워, 친구는 뭔가 부탁이 있어서 그렇게 대답했다는 걸 깨달았다. 추기는 자신은 조그만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데 하물며 왕은 얼마나 더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왕에게 찾아가 얘기했다.

위왕 역시 깨닫는 바가 있어 백성 누구든지 정당한 일로 자신에게 간언하는 사람이 있으면 상을 주겠다고 포고령을 내렸다. 이후 궁궐은 간언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서 생겨난 말이 '문전성시(門前成市)'다. 위왕은 자신의 잘못된 정치나 제도를 바로 잡아 나가기 시작했으며 성공한 군주가 될 수 있었다.

여야 대선후보 캠프가 문전성시다. 물론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유력 주자들에 국한된 이야기다. 가능성이 없는 주자들의 문 앞은 한적하다. 사람들은 권력과 돈이 있는 곳에 부나방처럼 모인다. 씁쓸한 세태지만 인간의 본성이 그러하니 나무랄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나랏일 보다 일신의 영달을 꾀한다면 ‘대장동’ 꼴 나지 말라는 법 없다.

문(門)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다. 즉 소통과 불통의 시작점이다. 문을 닫는 불통 보다 여는 소통을 통한 정치가 필요하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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