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악(五惡)을 가진 대통령 후보 가려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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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악(五惡)을 가진 대통령 후보 가려내자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11.3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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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 BC 551 ~ BC 479)와 소정묘 (少正卯, 미상 ~ 496). 사진=https://blog.daum.net/blessforyou/8028
공자와 소정묘. 사진=https://blog.daum.net/blessforyou/8028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사람들은 공자라고 하면 인(仁)의 사상을 먼저 떠올린다.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정신이다. 그러나 공자라고 해서 늘 인자하지만은 않았다. 그에게는 엄격한 잣대가 있었다.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는 것이다. 바로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것이다. 사리(事理)를 공정하게 판단해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고 잘했으면 칭찬을 받는 것이다.

주유천하하던 공자는 마침내 노(魯)나라 정공(定公)을 찾아가 오늘날 법무장관 격인 대사구(大司寇)가 됐다. 그는 업무를 돌보기 시작한 1주일 만에 소정묘라는 대부를 정치 문란죄로 죽였다. 그리곤 그 시체를 3일간 내걸었다. 이를 지켜본 12제자 중 한 사람인 자공 등 제자들이 깜짝 놀라 공자에게 항의했다.

“소정묘는 노나라에서 유명인입니다. 그를 주살한 것은 잘못이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공자는 도둑 이외의 대악(大惡) 5가지를 예로 들면서 소정묘 처벌 이유를 설명했다.

“내가 너희들에게 그 까닭을 말해주겠다. 사람에게 악한 것이 다섯 가지(五惡)가 있는데 도둑질은 그중에 포함되지 않는다. 마음이 거슬러서 위험하고, 간사함을 행하며 성질이 편벽되고 고집스러워 너그럽지 못하고(固滯), 거짓말을 하면서 변명하고, 추악한 것을 기억하여 박식하다하고, 그른 것을 쫓아서 번드르하게 함을 가지고 있어 나라 정치를 어지럽히므로는 따르는 자들이 모여 무리를 이루었고 그의 말은 사악함을 꾸며 여러 사람의 눈을 속일 수 있으며 그의 실력은 올바른 사람을 반대하면서 홀로 설 수 있는 정도였다. 이런 자는 소인들의 영웅이라 할 수 있으니 처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도둑질 보다 그 죄를 더 엄하게 물은 공자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그래서인지 공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른바 꼭 죽여야 할 사람은 낮에는 강도 짓을 하고 밤에는 담을 뚫고 들어가는 그런 도둑이 아니다. 바로 나라를 뒤엎을 그런 자가 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바로 군자들로 하여금 의혹을 품게 하는 자이며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미혹에 빠지게 하는 자이다.”

이 사건은 공자의 삶을 평하는데 야박한 사람들에게 공격거리가 됐다. 중국의 반(反) 공자파들은 ‘구체제의 회복을 기도한 반동사상가’라며 걸고 넘어졌다. 청나라 문인 양계초는 ‘이것은 공자의 일대오점(一大汚點)이지만 사실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튼 공자가 거론한 오악은 내년 대선을 앞둔 우리 국민들이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품성이며 자질들이다. 특히 ‘말은 사악함을 꾸며 여러 사람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했다. 온갖 미사여구와 변명, 거짓 뉘우침으로 국민을 속이는 자, 이런 자를 눈을 부릅뜨고 가려내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시 표를 찍은 자신의 손가락을 분질러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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