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버지 보는데서 아들 총살...시신 불태우자 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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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버지 보는데서 아들 총살...시신 불태우자 기절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1.12.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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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8년 탈북민 진술 23건확보
남한영상물 시청·배포-마약·성매매 순
처형장소 유출 막으려 비행장 등 활용
김정은 정권 10년 동안 남한영상 등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공개총살이 자행됐다는 탈북민들의 진술이 나왔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정권 10년 동안 남한영상 등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공개총살이 자행됐다는 탈북민들의 진술이 나왔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 당국이 남한 영상 시청 등을 이유로 주민 수백 명을 모아놓고 공개 총살을 자행했다는 탈북민들의 진술이 나왔다.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 정권의 처형 실태에 관한 김정은 시기의 처형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이 단체는 2011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탈북한 200명을 통해 2018년까지 집행된 공개처형 관련 진술 23건을 확보했다.

이중 21건은 총살 부대에 의해 집행됐고, 나머지 2건은 교수형이었다. 수백 명에서 많게는 1000명이 넘는 군중을 모아놓고 3명의 사격수가 총 9발을 사격하는 방식이었다고 탈북민들은 진술했다.

주로 직장 동료 등 처형 대상자와 같은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군중으로 소집됐다고 한다. 가족에게 처형 장면을 강제로 보게 했다는 진술도 다수였다. 한 탈북민은 2012~2013년 사이 평양에서 집행된 공개처형에서 사망자의 유해를 화염방사기로 불태웠는데, 이 장면을 본 사망자의 아버지가 기절했다고 진술했다.

처형 전 무자비한 폭력도 자행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한 탈북자는 나무기둥에 묶인 사형 대상자의 입속에 자갈돌이 채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공개 처형된 사람들의 혐의는 남한 영상 시청·배포가 7건으로 가장 많았고 마약 및 성매매(5), 인신매매(4), 살인·살인미수 및 음란행위(3)가 뒤를 이었다.

김 위원장은 외부 문물의 유입을 막지 않으면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남한 드라마 등 영상물 유통과 남한식 옷차림·말투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이 단체는 공개처형 대부분이 북·중 국경과 도심부에서 떨어진 비행장이나 주변 언덕, 산비탈, 들판 등에서 집행됐다고 분석했다. 처형 실태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공개 재판에서 최고 지도자의 용서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선고가 내려졌다는 진술도 상당수 있었다. 이 단체는 김 위원장을 자비롭고 관대한 지도자의 이미지로 구축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남한 영상이든 외국의 영상이든 이런 것을 본다고 처형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한밖에 없다면서 북한 밖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코로나19 같은 경우 다른 나라가 어떻게 극복하고 백신을 맞고 있는지를 주민들이 아는게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 지도부는 지난 1~2년 사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청년교양보장법 등을 채택해 비사회주의 활동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간 개조론까지 언급하며 주민들의 사상교양 강화를 강조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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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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