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24일은 김일성 부인 생일날
‘충성의 노래모임’ 등 고되고 힘든 날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에 산타가 나타난 사진이 입수됐다.
북한 소식을 전하는 한 소식통은 24일 평양의 한 공원에 놓인 산타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을 보면 눈 내린 공원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이는 산타클로스가 보인다.
선물을 전달하러 가는 산타 모습을 위해 노란색 오토바이까지 배치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띄우고 있다.
소식통은 “최근이 아니고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 사이의 사진으로 보인다”며 “아마도 고난의 행군 시절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액자에 다양한 사진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아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이 만든 소품인 듯하고 이들은 추운 날씨 탓에 중무장한 모습이다.
사실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산타도 크리스마스도 없다.
기독교 사상에 뿌리를 둔 크리스마스를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민들은 크리스마스가 있는지 조차 모른다. 종교의 자유가 없어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교회와 목회자, 신자만 있을 뿐이다.
대신 12월 24일은 김일성 주석의 부인인 김정숙의 생일이어서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주민들이 동원된다. 군대와 주민들은 이 행사에 꼭 참석해야 하고 김정숙의 생일을 찬양하며 ‘혁명의 신성한 어머니’를 노래한다.
한 탈북민은 “김정숙의 생일날에는 충성의 노래모임, 동상에 꽃다발 증정 등이 진행돼 마치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지만 사실은 북한 주민들에게 12월 24일은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닌 고되고 힘든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일성의 엄마도 교인으로 이름이 강반석인데 성경에 반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며 “나를 믿는 자는 3대가 부흥하리라라고 했으니 아마도 김정은까지는 가도 4대는 가망이 없다”고 덧붙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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