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간다] 직접 경험한 메타버스 체험기 ② 제페토(ZEPE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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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간다] 직접 경험한 메타버스 체험기 ② 제페토(ZEPETO)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2.01.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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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제트가 만든 K- 메타버스, 가입자 수 넷플릭스 제쳤다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아바타와 아이템으로 Z세대 사로잡아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외국에 10대들의 메타버스 천국 ‘로블록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제페토’가 있다. 제페토는 네이버가 만든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약 2만개의 다양한 맵을 갖추고 있는게 특징이다. 맵들은 그래픽이 화려하고 아름다워 더욱 현실감이 난다. 또한 BTS, 블랙핑크와 같은 K팝 아이돌 팬들을 위한 공간도 갖추고 있어 해외 팬을 유입하기에도 좋다. 사용자는 아바타를 통해 제패토 월드 내 다양한 가상공간을 돌아다니며 체험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제페토에서 만나볼 수 있는 블랙핑크 관련 가상 공간. 사진=제페토 모바일 화면 캡처

제페토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넷플릭스(유료 가입자 2억1360만명)보다 더 많은 2억5000만 명으로 세계 200개국에서 14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또한 이용자의 80%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로 로블록스처럼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단, MAU(월간활성이용자)는 1200만명 수준으로 로블록스(2억명)에 비해서는 못 미치는 편이다. 

하지만 기업 가치는 1년 만에 약 8배 가량이 뛰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는 지난 연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와 하이브·YG·JYP 등으로부터 2235억원을 투자받으며 1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0년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1500억원 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기업가치가 8배 급증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네이버제트 기업가치가 3~4조원으로 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제페토는 글로벌 Z세대가 모인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며 "다양한 브랜드 및 IP(지식재산권)과 협업해 Z세대 놀이문화가 제페토 내에서 확산할 수 있도록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페토는 앞으로 게임 역량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지난해 예고했던 제페토 내 게임 기능 추가 계획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네이버는 작년 11월 모바일 게임 ‘바람의 나라: 연’의 개발사 슈퍼캣과 합작사를 만들고, 게임 기능을 가진 2차원(2D) 메타버스 ‘젭’을 개발해 시범 서비스 중이다.

올해에는 게임사 루노소프트와 합작사 ‘피노키오’를 설립했으며, 앞으로 피노키오를 통해 제페토에 들어갈 게임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2,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바타가 활동하는 가상공간 맵과 의상 등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창작 지원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내놓을 것”이라며 “제페토는 창작자들이 아이템뿐만 아니라 콘서트, 노래방 등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툴(도구)을 제공하고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인플루언서 같이 화려한 아바타, 트렌드로 10대 마음 사로잡아

제페토의 감각적인 아바타들. 사진=제페토 모바일 화면 캡처

먼저 제페토를 체험하기 위해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다운로드했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를 마친 뒤 바로 착수한 것은 로블록스와 마찬가지로 아바타를 설정하는 작업이다. 단, 제페토의 아바타들은 로블록스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디테일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패션과 메이크업, 특유의 표정과 포즈를 취한 남녀 아바타들은 10대들이 열광하는 뷰티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아이돌 등을 연상시켰다.

아바타 설정 후에는 꾸미기 위한 아이템 장착을 시작해야 한다. 무료 아이템이 많았던 로블록스와 달리 제페토에서는 젬이나 코인으로 구매해야 하는 아이템들이 대부분이었다. 회원가입을 하면 제페토에서 기본 코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 코인을 사용하여 구매할 수도 있다. 아이템 역시 매우 화려하고 다양해 코인을 주고 구입하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들도 많았다. 10대들이 이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용돈의 대부분을 올인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블록스와 마찬가지로 제페토에서도 아이템 등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이 각광받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슈퍼 크리에이터’인 '렌지(lenge)'는 2019년 제페토에 일반 유저로 가입했으며 2020년 4월 '제페토 스튜디오'가 출시된 이후로 패션·뷰티 아이템을 디자인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만든 아이템은 최소 1000종류, 누적 판매량은 100만개가 넘으며, 작년 월평균 수익은 15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페토 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스타벅스. 사진=제페토 모바일 화면 캡처

또한 제페토에는 홍보 효과를 노린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베스킨라빈스, 커피전문점 이디야와 스타벅스, 화장품브랜드 헤라, CGV, MCM, CU편의점 등 수많은 브랜드관을 탐방하고 체험해볼 수 있다. 

제페토의 베스킨라빈스 월드. 사진=제페토 모바일 화면 캡처

기자는 이중 베스킨라빈스 월드에 접속해보았다. 단순히 가상세계를 탐험하며 구경하는 정도인 줄 알았으나, 마치 모바일 게임과 비슷한 미션이 주어졌다. 기자는 아바타를 통해 베스킨라빈스 월드의 광활한 설국을 뛰어다니며 ‘제로 숲에서 아이스크림 찾기, 제조기에 넣어 아이스크림 케익 만들기, 내가 만든 케익 확인하기’ 등의 미션을 수행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만드는 아이스크림 케익에 대한 열정이 생겨났다. 또한, 실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욕망까지 드는 것을 보면 홍보 효과가 톡톡한 것 같다.

모바일게임에서 처럼 미션을 수행하는 기자의 아바타. 사진=제페토 모바일 화면 캡처
모바일게임에서처럼 미션을 수행하는 기자의 아바타. 사진=제페토 모바일 화면 캡처

 

제페토는 미션 수행 외에도 전반적으로 아케이드 게임과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많았다. 무료 코인을 지급받기 위한 다양한 미션들이나 출석 보너스 등은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사용자를 독려하기 위해 지급하는 것들과 유사하다. 

또한 1020들이 좋아할만한 감각적인 것들의 집합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뷰티와 패션, 핫플레이스 탐방과 사진 인증을 좋아하는 현실 속 트렌드를 가상세계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틱톡과 비슷한 영상 촬영 및 인증샷을 SNS처럼 피드에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가상세계 속 아바타는 현실 속 자신보다 아름답고, 가상 세계 속 핫플레이스는 현실보다 더 환상적이었다. 이것이 제페토가 추구하는 가상세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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