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북한은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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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북한은 어떤 선택을 할까?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02.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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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와 對美 공동전선 불구 셈법 복잡해져
일단 신중 모드...외무성 딱 한줄 논평 내놔
추가 도발 기회 VS 핵무력 집착 강화 계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와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연초부터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긴장을 높여온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대미 공동전선을 형성하며 연대를 강화해왔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 사이의 대립이 극도로 격화하고 있다는 한 문장의 논평만 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지역인 돈바스 지역의 분리 독립을 승인하고 병력을 보내 군사작전에 들어간 데 대해선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의 이런 난처한 입장은 중국에게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내정불간섭과 영토주권 존중이라는 중국의 전통적인 외교 원칙을 어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2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국가의 합리적 안보 우려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고, 유엔헌장 취지와 원칙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과의 갈등 고조가 북--러 밀착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연초부터 중거리미사일(IRBM)화성-12을 포함 7차례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의 파기를 시사한 북한에겐 우크라이나 사태가 추가 도발의 공간을 넓혀주는 기능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미국과 전세계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북한에게 그동안 미뤄왔던 정찰위성 발사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수 있는 호기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미국과의 전쟁을 원치 않으면서도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미국이 어떻게 얼마만큼 대응하는지 보기 위해 조만간 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러시아의 이번 침공은 탈냉전 이후 세계질서를 흔드는 행위라며 북한은 이런 상황을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논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안전보장을 약속받고 자발적으로 핵을 내려놓았던 우크라이나의 당면한 안보 위기가 북한의 핵무력에 대한 집착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해체와 함께 막대한 핵전력을 물려받았지만 지난 199412월 러시아, 미국, 영국에 이를 포기하는 대가로 영토와 주권 보존, 정치적 독립을 약속받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실제로 모든 핵무기를 러시아로 이전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핵을 포기한 뒤 결국 무너지고만 리비아 가다피 정권의 몰락을 떠올릴 것이라고 봤다.

박병광 박사는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고 당하는 현재의 그런 치욕스런 꼴들을 보니까 북한으로선 역시 핵무기를 보유해 자립 자강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의 안보를 지키는 첨병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북한으로선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을 굳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북한의 무기 실험 결정은 김정은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자체 시간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 사태든 아니든 간에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 제재에 코로나19까지 겹쳐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에겐 우크라이나 사태가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박사는 북한이 경제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과의 협상이 필수적인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의 관심이 한층 북한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동시에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선임국장은 올림픽이 끝나면서 북한이 무엇인가 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그들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북한과 어떤 식으로든 논의를 해왔거나 북한 측이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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