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지만 강한 저항,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싸움
상태바
약하지만 강한 저항,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싸움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2.28 07:58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장 피해를 보게 될 이들은 당연히 우크라이나 국민들일 것이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민간인 희생자까지 포함해 약 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인근 국가로 피난을 가려는 행렬과 기차를 타지 못해 지하철역을 방공호로 삼고 생활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국민들이 스스로 전쟁터에 뛰어드는 등 조국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 자식을 두고 입대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전 세계인을 울렸고 침공 이후 한 커플은 간소하게 결혼식을 올린 뒤 함께 전쟁터로 나가 총을 잡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영상을 통해 자신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남아있음을 확인시키며 "나는 여기에 있고,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무기는 진실되기 때문에 우리는 조국을 지킬 것이고 땅, 우리의 아이 등 모든 것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하며 미국의 해외대피 지원까지 거절한 채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19년 만 41세의 나이에 대통령이 되었고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었다. 한때 그의 친서방주의 행보가 러시아를 자극해 침공에 이르게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가 찍은 영상이 공개된 후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그가 나토 가입을 주도한 것은 바로 러시아의 위협에서 벗어나 서방의 민주주의를 따르기 위한 것임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편견'을 가졌던 이들도 재평가를 하는 중이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약하지만 강했다. 즈미니 섬을 지키는 국경수비대원 13명은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면 유혈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러시아 전함의 회유에 "지옥으로 꺼져라"라고 당당하게 응수했고 결국 목숨을 조국에 바쳤다. 그런가 하면 해병대 보병 대대의 비탈리 스카쿤은 러시아 탱크의 진격을 막기 위해 스스로 자폭을 선택했고 그의 선택은 러시아의 진격을 상당 시간 늦추었다.

현 시점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가능성이 아직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생각보다 거셀 경우 러시아가 더 곤란에 처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침공에 대해 러시아 국민들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는다면 반정부 시위가 더 거세지면서 푸틴 정부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스스로 군복을 입고 무기를 들며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전 세계가 응원을 보내고 있고 마침내 서울에서도 우크라이나 국기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을 표출하는 '평화의 빛' 캠페인이 시작됐다. 전쟁 속에서도 아이가 태어나는 모습은 우크라이나의 희망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고 세계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바라는 기폭제가 됐다.

'설마' 했던 대규모 전쟁이 21세기에도 펼쳐지면서 '신냉전 체제'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러시아, 미국, 중국, 그리고 EU의 '신 제국주의'로 인해 제3차 세계대전이 시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7일 북한이 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에도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마디로 세계 평화가 백척간두에 놓여졌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자신의 나라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언제까지 생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들을 살리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과연 실현될 지, 여기에 세계의 평화 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SW

hcw@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