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demic에서 Endemic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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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emic에서 Endemic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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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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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팬데믹 또 온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중단한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백신접종 QR코드 인증을 위해 마련된 휴대기기가 꺼져 있다. 식당과 카페, 유흥시설 등 11종에 적용하던 방역패스가 이날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잠정 중단됐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중단한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백신접종 QR코드 인증을 위해 마련된 휴대기기가 꺼져 있다. 식당과 카페, 유흥시설 등 11종에 적용하던 방역패스가 이날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잠정 중단됐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팬데믹(Pandemic)과 엔데믹((Endemic)의 차이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감염병의 전 지구적인 확산과 사망자의 급증, 사회경제적인 충격 등을 뜻하는 데 비해,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풍토병)은 유행 규모와 범위가 제한적이다. Endemic은 ‘한정된’을 뜻하는 접두사 ‘en’과 ‘인구’ 또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을 뜻하는 ‘demic(demos)’이 결합된 용어이며, Pandemic의 ‘pan’은 ‘모두’를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COVID-19)가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치료제도 개발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의 전반적인 대처 능력이 향상되는 한편, 바이러스 역시 변이를 거듭하면서 치사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져야 한다.

현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엔데믹의 조건은 치명률이 0.05% 이하로 떨어져야 하고, 부작용이 작은 코로나 치료제를 동네 병원에서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리고 국민 대부분이 일정 수준 이상의 면역력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2019년 신종플루 때 치사율은 약 0.036%였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치명율은 0.25%(2월 28일 기준)이다.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유입 이후 770일 만인 2월 28일에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20일 누적 200만명을 돌파한 지 일주일 만이다. 신규 확진자는 닷새째 16만-17만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19일 400명대를 넘어선 위중증 환자는 4일 만에 500명대가 됐고 2일 만에 600명대로 그리고 727명(2월 28일)을 기록했다. 하루 사망자는 112명이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8,170명이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 하루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세계 2위 수준까지 급증했다. 코로나19 관련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2월 22일 기준 국내 확진자 17만1452명은 독일 22만1478명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인구 1천만명 이상인 국가들 중 100만명당 확진자 수로 따지면 한국이 3342명으로 독일(2640명)은 물론, 프랑스(1444명), 이탈리아(996명), 영국(606명), 일본(551명), 브라질(484명), 미국(300명)을 훨씬 앞질렀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월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3월 중순 정점을 지나 확산세가 감소세로 전환되면 일상 회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증화율이나 사망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거리두기 개편 등의 ‘출구 전략’도 준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3월에 하루 평균 30만명 확진자가 발생해 3월 말 정점을 지나고 5월은 돼야 확산세가 오미크론 유행 이전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당국의 섣부른 방역 완화 신호에 현재 폭증하는 확진자 숫자가 예상보다 많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로 이어지고, 의료 체계까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상황이 계속 나빠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망자가 늘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해야 한다. 또한 확진자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때까진 방역 완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삼가야 한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낮다고는 하지만 확진자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중환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다. 정부는 ‘3차 접종자에게 오미크론은 계절독감과 비슷하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사실 계절독감도 만만한 병은 아니며, 국내에서 1년에 3000명 이상 사망하는 질병이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접종자에 비해 미접종자가 거의 8배 정도 오미크론으로 입원하고 있으므로 미접종자는 빨리 접종을 마쳐야 한다. 

미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Dr. Anthony Fauci)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더라도 독감처럼 통제가 가능할 수준일 것으로 기대했다. 파우치 소장은 “감염 수위가 ‘통제 영역’ 아래일 것”이라며 “여기서 ‘통제’라는 것은 바이러스를 아예 없앨 수는 없지만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아는 일반적 호흡기 감염병과 함께 묶일 정도로 수준이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한스 클루주 유럽사무소장은 2월 23일 브리핑에서 유럽이 곧 코로나19 팬데믹의 엔드게임(마지막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에서 3월까지 약 60%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오미크론 감염 급증세가 진정되고 나면 상당수가 백신 혹은 감염으로 면역력을 갖추게 되므로 몇 주나 몇 달간은 감염 확산이 잠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엔데믹으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빌 게이츠(Bill Gates, William H. Gates III)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는 지난 2월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진행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COVID-19)에 이어 또 다른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번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다른 병원체(pathogen)에서 기원한 새로운 팬데믹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우리가 이성적이라면 다음 팬데믹은 일찍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반까지 전 세계 인구의 70%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힌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목표는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좀 더 빠르게 백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난한 나라에서 건강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다음 팬데믹에서 백신 보급을 개선시킬 수 있다. 

게이츠는 “호주가 그동안 뛰어난 방역 시스템을 보여준 만큼, 전 세계 국가들이 호주의 방역체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2020년 3월 팬데믹이 처음 발생했을 당시 국경을 전면 봉쇄한 바 있다.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65%미만인 반면 호주는 81%가 넘는다. 

영국 왕실 사상 처음으로 즉위 70주년을 맞았으며, 영국인들에게 마음의 여왕(Queen of Heart)인 올해 95세인 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 여왕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월 20일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영국 왕실은 “여왕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약한 감기 증상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한 주 동안은 윈저성(Windsor Castle)에서 가벼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왕은 코로나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상태였다. 찰스 왕세자(Charles, Prince of Wales)는 2월 10일에 2020년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부스터샷 접종 후 4개월이 지나면 중증·입원 예방 효과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스터샷을 접종받은 경우 중증·입원 예방 효과가 87%에 달했지만 접종 후 4-5개월이 되면 66%로 떨어졌고 5개월 이상 지나면 31%까지 감소했다. 현재 이스라엘, 덴마크 등 국가에서는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과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층을 공격하고 있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40-50대 부모들이 전염되고 이들을 연결고리로 사회 곳곳에서 연쇄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만 3세 이하 영유아 코로나 확진자가 6만명으로 18세 이하 위중증 환자 가운데 3분의 1이 영유아에서 발생하고, 0-9세 연령대 코로나 사망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유아와 소아는 아직 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데다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성인처럼 ’셀프 관리‘를 해야 한다. 영유아와 소아는 기저질환이 없으면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되는 탓에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처치를 받게 된다는 점이 문제이다. 영유아는 부모가 동네 의원에 전화해 비대면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소아과 전문의와 연결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전국 곳곳의 요양병원·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다른 연령층보다 이른 시기에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고령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감소한 것이다. 75세 이상 고령층과 노인시설 입소자·종사자는 작년 10월 25일부터 부스터샷을 맞았다. 이에 2월 말 부스터샷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면역 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등에 대해 4차 백신 접종이 진행된다. 필자 부부는 4차 접종을 3월 8일에 예약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동거인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력이 높은 시기에 같은 공간을 사용할 경우 감염 가능성이 높다. 이에 확진자의 동거인은 즉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족들도 3월부터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 수동감시 체제로 관리된다. 2월까지는 백신 접종 완료자만 수동감시 대상이었지만, 이런 관리 체계가 보건소 등 의료체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동거인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매일 아침, 저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체온 37.5도 이상의 발열, 기침, 호흡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후각 또는 미각 상실 등 코로나 의심증상이 나타나진 않는 지 점검하고,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음성판정을 받더라도 감염위험도가 높은 다중이용시설, 감염취약시설 등의 이용과 사적모임을 자제해야 한다. 

1918년 등장해 전 세계 인국 3분의 1을 감염시키고 5000만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스페인독감(Spanish influenza)의 H1N1 바이러스는 여전히 인류 곁에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독감은 우리가 매년 보는 독감 바이러스의 선조이며, 계속해서 변이가 나오고 있는 것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비슷할 것 같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독감으로 매년 약 3만5000명이 사망한다. 이에 우리는 감염병의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오늘은 제103주년 3·1절이며, 다음 주 수요일(3월 9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올해 춘삼월(春三月)은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방역패스 해지, 동거인 자가격리 면제 등 방역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택치료자가 79만명을 넘었고, 방역도 ‘셀프 방역’이므로 국민 개개인은 코로나19 예방에 적극 임해야 한다. SW

pm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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