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연속 은행 가계대출 축소…'영끌'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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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연속 은행 가계대출 축소…'영끌' 끝났나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2.03.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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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매매 시장, 대선까지 관망세
가격 조정 오려나…공격적인 매입 줄어
다주택자 양도세 규제 완화 등이 변수
'영끌' 기댄 신규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
금리 상승, DSR 규제 조기 시행 등 영향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축소되면서 감소세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영향이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규제 영향이 큰 시장인 만큼 일단 대선 결과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대선까지 관망세였던 시장참여자들이 직후 어떤 선택을 할지가 향후 대출 추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다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에 기댄 신규 진입은 이미 끝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522억원 감소했다. 지난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폭도 지난 1월 1조3634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주담대 잔액은 506조6524억원으로 전월 대비 1657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9월 4조원 가량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규모다. 

은행권에서는 주택 거래 자체가 워낙에 줄어든 탓에 당연히 예상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 332건으로 1년 전 3848건 대비 90% 이상 쪼그라들었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KB 부동산 보고서를 보더라도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는 전년 대비 20.6%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과 5개 광역시 대다수 지역에서 크게 줄었고, 하반기 이후 거래가 둔화되는 모습이 뚜렷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시행 등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더해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영향도 있다.

임채우 KB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지금과 같은 대출) 추이가 계속될지는 대선이 끝나고 나서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등과 같은 정책이 시행되면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선이 끝나야 부동산을 매입할 분들은 매입하고 매도할 분들은 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무관하게 영끌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임 위원은 "DSR 규제로 연봉이 적으면 대출 자체가 안 나오는 데다 신용대출도 1억원이 넘어가면 주택구입자금으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영끌은 힘들다"며 "대출 금리가 4%대인데 2%대일 때랑 비교하면 아무래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주택매매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 161명, 전국 572개 중개업소, 국민은행 프라이빗뱅커(PB) 5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부동산 전문가 64%는 상승을 전망한 반면 중개업소 63%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상승 전망이 우세하되 상승률은 전년 대비 낮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수도권 상승률의 경우 3% 이내가 30%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비수도권은 3% 이상 하락 의견이 다소 많았다.

수도권은 수요 대비 공급물량 부족과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주목했고, 비수도권은 대출 규제 강화와 과도한 매매가격 부담 등이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만간 가격 조정이 오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 보니까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매입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 영업점에서도 주담대 관련 문의가 눈에 띄게 사라진 상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주담대 상담이 없다시피 한 상태"라며 "주택을 담보로 나가는 생활안정자금대출도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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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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