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의 말하는 사진] 지하철에서 다치면 돈을 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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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의 말하는 사진] 지하철에서 다치면 돈을 준다고요?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2.03.24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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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부주의 사고는 보상 불가 원칙 
무리한 뛰어들기·음주 후 넘어짐 등

물체를 있는 모양 그대로 그려냄. 또는 그렇게 그려 낸 형상. '사진'의 사전적 정의 입니다.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생긴 이후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는데요. 가끔 피사체 외에 의도치 않은 배경이나 사물이 찍힌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의도한 것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매개로 다양한 정보와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보배의 말하는 사진'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출입문이 닫히는 도중 뛰어들기,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기, 음주 상태로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사고 등은 대표적인 승객 부주의 사고로 보상금 지급이 안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이보배 기자
출입문이 닫히는 도중 뛰어들기,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기, 음주 상태로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사고 등은 대표적인 승객 부주의 사고로 보상금 지급이 안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이보배 기자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바쁜 출퇴근길 지하철을 타기 위해 급히 이동하다 보면 사진 속 문구가 자주 눈에 띄는데요.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었던 경우 있으셨을 겁니다. 그러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인데요. 

그런데 독자여러분, 지하철을 이용하다 다칠 경우 서울교통공사에서 치료비를 지급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저는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물론 사상사고처리규정 내 기준에 따라 사고 책임이 공사에 있는지 우선 판단한 뒤 책임이 공사에 있을 경우에만 사고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는데요. 책임이 공사와 사상자 모두에게 있을 경우에는 상호 간 책임비율에 따라 비용을 각각 분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 승객들의 경우 자신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보상을 요구하고, 소송을 불사하는가 하면 사고보상 전담직원에게 폭언과 협박을 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지하철 사상사고 발생 시 책임 기준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하는데요. 

먼저 공사의 책임이 분명해 치료비를 받을 수 있는 사고는 △열차충돌, 접촉, 탈선, 전복사고로 인한 여객 사상사고 △열차분리 및 차량일주 사고로 인한 여객사상 사고 △지하철, 차량 기타 시설물의 설치 또는 관리 소홀로 발생된 사고 △지하철 종사원의 과실이 명백한 사고 △비상제동 시 열차충격으로 인한 사고입니다. 

반대로 공사에서 치료비를 주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운행 중인 열차에 접촉 행위 △발빠짐 사고 △본인 과실 또는 부주의에 의한 출입문 개폐사고 △에스컬레이터 사용 시 부주의 사고 △자살 및 자해 행위 △열차 투석 사고 △선로횡단 및 보행사고 △터널 내 무단출입 사고 △승강장 유아 방치 △음주 등 기타 본인 과실로 기인된 사고 및 직원의 지시명령에 위배된 사고 등입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지하철에서 다치면 책임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치료비를 지급한다는 소문만 듣고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는 시민이 여럿 있어 공사 직원들이 업무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승객의 명확한 부주의 사항이 확인될 경우 보상금 지급이 어려움을 안내하고 있는데, 이 경우 각종 상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담당자에게 모욕, 폭언을 가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 2018년 8월31일 80대 A씨는 음주 후 1호선 열차를 타기 위해 신설동역을 방문했다. 본인 부주의로 넘어져 부상을 입었지만 사고 후 A씨의 보호자가 공사를 찾아와 보상비를 요구했고, 공사는 현장 확인 결과 음주 상태였던 본인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로 나타났다며 치료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A씨의 보호자는 'A씨가 음주 상태였다는 것은 인정하나, 보험에 가입한 것을 알고 있는데 말을 돌리지 말라' '비리 공사가 또 다시 부정한 태도를 보이니 납세자로서 불쾌하다' 등 근거 없는 내용이 포함된 모욕적 민원을 공사에 수차례 제기했다. 지리한 논쟁 끝에 CCTV 등으로 B씨의 부주의로 인해 넘어진 것이라는 게 명확히 확인되자, B씨의 보호자는 슬그머니 민원을 취하했다.

#. 2019년 7월22일 1호선 서울역서 열차를 탑승하던 중 끼임 사고로 피해를 입은 B씨는 공사에 1000만원을 요구했다. 공사는 이에 대해 손해사정사와 협의를 통해 적정한 보상 금액을 결정하겠다고 알렸으나, B씨는 제시된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배상 담당자와 서울역 역장·부역장을 형사고발한 후 돈을 더 주지 않으면 담당자 이름을 유서에 쓰고 자살하겠다는 협박, 자택에 방문한 손해사정사에게 흉기를 보여주면서 위협하는 등 비상식적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형사고발 건은 무혐의 처리되고, 손해보상액은 적정 수준에서 합의됐으나 다시 마음이 바뀐 B씨가 법원에 항고하는 등 사건 종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 사례가 대표적인 모욕, 폭언 사례인데요. 심각한 경우에는 민원 및 담당 직원에 대한 항의를 넘어 공사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승객 부주의로 발생했다는 증거가 명확하기 때문에 무혐의 또는 공사 승소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최근 10년간 소송이 진행돼 법원이 결정한 사례를 살펴보면 공사 승소율이 94.4%에 달했습니다. 

공사는 이용 승객의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배상책임보험에 매년 가입하고 있는데요. 보상책 지급이 늘어날수록 보험료가 상승하기 때문에 승객의 무분별한 사고 보상 청구는 공사 재정난이 심화되는 원인 중 하나라고 호소했습니다. 

△출입문이 닫히는 도중 뛰어들기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기 △이어폰을 꼽은 채 휴대전화를 보며 열차를 타다 발빠짐 △음주 상태로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사고는 대표적인 승객 부주의 사고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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