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ICBM 영상’...김정은 주연 ‘평양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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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ICBM 영상’...김정은 주연 ‘평양스타일’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03.2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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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가죽점퍼-선글라스 뽐내
파격적 구성·화려한 편집기법 동원
‘헐리우드 방식 영화처럼 극적연출'
신형 ICBM 화성-17형을 뒤로한 채 지휘소로 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영화 '탑건'을 연상케 한다. 사진=조선중앙TV
신형 ICBM 화성-17형을 뒤로한 채 지휘소로 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영화 '탑건'을 연상케 한다. 사진=조선중앙TV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반짝이는 가죽점퍼와 선글라스를 뽐내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할리우드 스타일 영상에서 주연을 맡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지난 25일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시험발사 영상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조선중앙TV25일 공개한 신형 ICBM ‘화성-17의 시험발사 성공 영상에서 파격적인 구성과 화려한 편집기법을 동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북한의 주요 기념일인 김일성의 110번째 생일(태양절·415)을 앞두고 있고,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 의지도 밝힌 상황에서 성공적인 ICBM 발사를 보여주며 주민들을 결속시키려는 의도도 읽힌다.

가디언은 김정은, 북한 미사일 보도에서 탑 건‘(Top Gun) 대우받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영상과 관련해 각종 밈(인터넷에서 패러디나 재창작의 소재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발사 시간을 체크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조선주앙TV
발사 시간을 체크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조선주앙TV

할리우드 영화 탑 건’(1986)이나 K-강남스타일을 따서 탑 김정은이나 평양 스타일로 비유하는 패러디가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탑 건에서는 젊은 조종사로 출연하는 톰 크루즈가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선글라스와 항공 점퍼를 착용하고 나온다. 노래 강남스타일에서도 가수 싸이가 검은색 옷과 선글라스 차림으로 무대를 누빈다.

가디언은 조선중앙TV가 미사일 발사 보도와 관련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것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김정은의 통치 아래 북한은 디지털 효과로 국영 방송에 변화를 주면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더 현대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신형 ICBM 화성-17형을 배경으로 걸어가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조선중앙TV
신형 ICBM 화성-17형을 배경으로 걸어가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조선중앙TV

영국 공영방송 BBC북한의 화성 17‘ 발사, 헐리우드 스타일의 효과를 얻다제하의 기사에서 북한은 ICBM을 발사해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편 이 뉴스가 국영TV에서 방송되는 방식 역시 당혹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BBC의기양양하지만 따분한 어조 대신 북한 주민들은 이번에는 가죽 점퍼와 짙은 선글라스를 쓴 주인공에 영상 효과, 극적인 음악이 버무려진 헐리우드 방식의 영화라는 뜻밖의 대접을 받게 됐다면서 적발되면 혹독한 처벌이 따르는 해외 밀반입 영상을 제외하면 북한에서 이런 종류의 영상이 소개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북한 시청자들을 위해 새롭고 흥미진진한 영상을 만들었고, 이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최근 살을 빼 역동적인 액션 배우 역할에 좀 더 어울리게 된 김정은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 또한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 장면을 할리우드 영화처럼 극적으로 연출했다고 전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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