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낳은 세신(洗身) 신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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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낳은 세신(洗身) 신 문화
  • 황영화 기자
  • 승인 2022.05.0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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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목의 시대'…목욕탕 줄고 '1인 세신샵' 부상
혼자 분리된 공간에서 세신…'미니 목욕탕'
방마다 탈의실, 목욕탕, 세신 베드 등 마련
"코로나 시기 동선 겹친 일 없어 만족도 커"
목욕탕 폐업으로 15년 경력 세신사 재취업
욕조, 세신 베드, 샤워 시설 등이 마련된 1인 세신샵 내부. 사진='세신샵 결

[시사주간=황영화 기자] 코로나 감염병의 확산은 목욕의 즐거움을 앗아갔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맞춰 세신 업계가 변화를 꽤하고 이에 호응하는 이들이 늘어가면서 이른바 '미니 목욕탕'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년간 감염을 우려해 목욕탕에 가지 못했던 이들의 발걸음이 최근 '1인 세신샵'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1인 세신샵은 기존 목욕탕과 달리 이용자가 분리된 공간에서 혼자서 세신을 받을 수 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목욕탕 이용을 망설이거나 다니던 목욕탕이 폐업해 세신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며 수요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세신샵 직원 B씨는 "주말엔 하루 30명 가량 찾는다. 멀리서 오는 손님도 있고 10명 중 3명은 재방문"이라며 "단골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세신샵을 운영하는 C씨도 "문을 연 지 한달이 안 됐는데 세번째 방문한 손님도 있다"며 "평일엔 하루 13명 꼴로 찾는다"고 했다.

'미니 목욕탕'으로 불리는 1인 세신샵의 구조는 작지만 알차다. 방마다 탈의실과 목욕탕, 세신 베드, 샤워 시설이 마련돼 있다. 욕조에서 때를 불린 뒤 세신을 받고 셀프 샤워로 마무리하는 순이다. 다른 손님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히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D씨는 1인 세신샵을 이용하기 위해 경기도 분당에서 강남까지 16㎞를 이동한다. 그는 "한달에 한번 세신을 받아야 개운했는데 코로나로 2년 동안 받지 못했다"며 "반신욕을 즐기고 세신베드를 혼자 쓰면서 마사지까지 받으니 시원하고 무엇보다 안전해서 좋다"고 전했다.

1인 세신샵 비용은 시간 또는 마사지 포함 여부에 따라 4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다만 현재까지는 대부분 여성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기존 목욕탕을 다니던 세신사들이 '1인 목욕탕'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도 감진된다.

C씨는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코로나로 일반 목욕탕에 세신 손님이 없다고 한다. 그만두고 요즘엔 다들 이쪽으로 넘어오는 것 같다"며 "대부분 15년 이상 일해 온 분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1인 세신샵의 인기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대중 목욕탕운 숨통이 트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 목욕장업 인허가 정보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서울에서만 189곳 목욕탕이 문을 닫았다. 2020년 89곳, 2021년 80곳, 2022년 4월 기준 20곳 등이다.

한국목욕업중앙회 관계자는 "목욕장 분위기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체 80%에 해당하는 동네 목욕탕 흐름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아직 이쪽 경기는 침체"라며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얼마 안 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W

hy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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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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