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지금도 '루나'에 달려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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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지금도 '루나'에 달려드나
  • 박지윤 기자
  • 승인 2022.05.20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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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7시3분 기준 업비트 거래소 '루나(LUNA)' 거래 화면. 사진=업비트 거래소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미국 달러화와 1대 1로 가치가 고정된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강조해온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UST 연동된 루나(LUNA)가 상장폐지를 앞뒀으나 국내 거래소에는 투기성 매매가 끊이질 않고 있다. 거래지원이 끊기기 전 급등세를 노리며 시세차익을 얻고자 하는 투기가 횡행하는 이유에서다. 상폐를 앞두고 특정 거래소에서는 거래가 폭증하며 글로벌 시세와의 차이가 110% 이상 차이가 벌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비정상적 투기 매매에 2030세대가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루나 피해는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2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 업비트는 루나를 비트코인(BTC)마켓에서 상장폐지한다.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후에는 이전에 요청한 매수·매도 주문은 일괄 취소된다. 루나 상장 폐지 후에는 루나에 대한 모든 거래가 종료되면 출금 역시 이날부터 30일간만 가능하다.

업비트에서는 루나의 상폐를 앞두고 이를 매도하려는 주문이 밀리면서 전날 오후 내내 루나의 가격이 '1사토시'에 묶여 있기도 했다. 1사토시(0.00000001BTC)는 비트코인의 최소단위로 1비트코인을 1억분의 1로 나눈 값이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지 나카모토 사토시의 이름에서 따온 단위다. 업비트는 루나를 원화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코인을 거래하는 BTC 마켓에 상장했기 때문에 루나의 가격이 비트코인으로 표시된다. 이날 오후 6시24분 기준 1사토시는 0.3746원 수준이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가격이지만 업비트는 '해외 거래소들의 평균 시세보다 110% 이상 가격 차이 발생'이라는 문구와 함께 루나를 위험 가상자산으로 지정해놓았다.

루나는 국내 거래소에서 '상폐빔'(상장폐지를 앞둔 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 노리는 투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데다가 이로 따라 국내 가격이 해외 거래소 가격보다 높아지는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이어지면서 해외 거래소에서 매입한 물량이 대거 국내 거래소로 유입돼 거래량이 폭등했다. 루나를 취급하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주요 거래소 내 루나 물량은 지난해 말 383만개 수준이었으나 이달 13일에는 2억개, 15일 700억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13일에는 글로벌 최대 규모 거래소 바이낸스가 우리나라 기준으로 오전 9시40분 이후 루나를 상장폐지한 후 반나절 뒤 재상장을 시켰으며 고팍스, 업비트, 빗썸은 루나에 대한 상장폐지를 예고한 날이기도 하다.

시가총액 50조원이 한 달여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국내에서는 '한방'을 노리는 불나방식 투자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가상자산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루나 코인 보유자는 이달 13일 17만명이었으나 15일에는 28만명으로 사흘 만에 10만명 이상 증가했다. 상장폐지 결정 후에 오히려 투자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루나에 대한 투기가 계속된 데 거래소 책임도 있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고 있다. 루나와 연동된 테라USD(UST)의 가격 알고리즘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거래소가 인지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입 거래를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계속해서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국내 양대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은 루나에 대한 투기성 거래가 늘어나면서 수수료 이익으로만 최소 80억원을 번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결정 후에 투자자와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건 상폐빔을 노린 '투기'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는 '1달러=1테라'라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를 발행해 무담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소개해왔다. 테라폼랩스 측에 따르면 테라와 루나는 서로 연동돼 있어 테라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루나로 테라를 사들여 가격이 유지하는 식이다.

다만, 지난 6일 이후 테라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이런 달러화 페깅(고정) 시스템을 유지할 지급준비금이 충분치 않다는 게 알려졌다. 테라폼랩스는 UST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준비한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른 가상자산을 8조원을 이용해 UST의 페깅을 위해 썼다고 이는 역부족으로 나타났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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