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혼돈···헤게모니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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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혼돈···헤게모니 시작됐나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5.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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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공동비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6·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혼돈에 빠졌다.

당 내에선 '586용퇴'와 '팬덤정치 극복' 쇄신안을 놓고 민주당 투톱인 박지현·윤호중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정면충돌했다. 용퇴 대상으로 지목된 86 그룹도 거세게 반발하며 박 위원장은 지도부 내에서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졌다.

당 바깥 역시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 가운데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일로를 걸으며 지방선거 후보들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내우외환의 위기 속에 선거는 안중에 없이 내부 주도권 다툼이 시작됐다는 자조적 평가가 나온다.

발단은 25일 선대위 합동회의였다. 박지현 위원장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대중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자신의 대국민 호소를 '개인 의견'으로 축소한 윤호중 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성희롱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최강욱 의원 징계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것도 문제삼으며 '비상징계' 추진 방침도 밝혔다.

박 위원장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윤호중 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 지도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고, 일부 참석자들이 발언을 이어가는 박 위원장을 쏘아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양측은 책상을 치고 언성을 높여가며 정면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오기까지 했다.

윤 위원장이 "지도부로서 자격이 없다"고 책상을 내려친 뒤 회의장을 뛰쳐나갔다. 전해철 의원도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발언하라"고 지적했고,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여기가 개인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힐난했다. 86 그룹이 대부분인 지도부가 모두 불쾌감을 표한 것이다.

그러자 박 위원장도 "노무현 정신은 어디 갔느냐"며 "그럼 저를 왜 뽑아서 여기에 앉혀놓았느냐"면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공개 회의석상에서도 86 운동권인 김민석 총괄본부장이 "(민주당이) 지도부 일방의, 개인의 독단적 지시로 처리되는 정당은 아니다"라며 박 위원장 면전에서 발언을 일일히 반박하기도 했다.

극한 내홍 속에 민주당 지지율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일 나온 한국갤럽 5월 3주차 정례조사(17~19일 실시)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한 2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전주 대비 2%포인트 내린 43%였지만 민주당도 같은 낙폭을 보이며 격차는 14%포인트로 유지됐다.

민주당 최대 주주인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도 예상 밖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중앙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인천 계양을 유권자 800명을 조사한 결과 결과 이재명 45.5%, 윤형선 44.3%로 오차 내인 1.2%포인트차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23~24일 실시, 유무선 전화면접, 응답률 10.2%,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같은 날 나온 KBS 의뢰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이재명 42.5%, 윤형선 42.7%로 0.2%포인트 차이지만 국민의힘 윤 후보가 앞서기까지 했다.(23~24일 실시, 무선 전화면접, 계양을 거주 800명, 응답률 16.9%,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민주당의 승리 기준점인 광역단체장 8곳을 좌우할 수도권과 충청권도 위태롭다는 전망이 잇따르며 지난 4·7 재보궐선거와 대선에 이은 연전연패의 악몽이 당내에 퍼지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내 세력들의 시선도 이미 '포스트 지방선거'로 옮겨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쥔 당대표를 놓고 이재명계와 친문, 86 그룹 등 당내 계파들이 일전을 예고한 상태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각 세력의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으며, 대선 직후 전국단위 선거가 또다시 열린 탓에 미뤄뒀던 '대선 패배 책임론' 문제도 시한폭탄처럼 도사리고 있다. 지방선거 진두지휘를 표방한 이재명 위원장으로선 지선과 대선 책임론 문제가 잠재적 불안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 위원장 측은 사전 교감이 없는 박지현 위원장의 독자 행동이라는 입장이나, 이 위원장이 영입한 박 위원장이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86 그룹을 정조준한 배경을 놓고 해석이 난무하는 이유다. 결국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다툼이 선거가 끝나기 전부터 불이 붙었다는 게 당안팎의 시각이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뉴시스에 "지금 시점에서 박지현 위원장이 86 용퇴론을 꺼낸 것은 좀 생뚱맞다"며 "이재명 후보 외에도 대부분의 광역단체장 후보가 86인데 이들을 찍지 말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86 그룹에게는 독재정부와의 싸움이라는 미션을 달성한 정치적 기여가 있었다. 그렇다면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이들도 지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제시하지 못하는 세대교체론은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고, 단순한 나이 교체는 또다른 퇴행을 낳을 뿐"이라고 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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