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새로 태어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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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새로 태어나는 게 낫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06.2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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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경루동 새집에 들어선 리춘히 아나운서.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경루동 새집에 들어선 리춘히 아나운서. 사진=시사주간 DB

◇ 621만 8137가구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가구 수는 588만호, 인구 2400만명으로 가구당 가구원수는 4.08명이다. 2021년 통계청의 북한 인구추계에 따르면 2537만명으로 가구원수 변동 없이 4.08명으로 대입하면 약 6218137가구다.

북한은 주택 공급이 부족해 신혼부부의 경우 4~5년 기다려야 주택을 배정 받는다. 그것도 한 주택에 2가구 동거가 많다. 주택의 생활 편의시설이 낙후돼 일반적인 주택의 난방 및 취사연료는 대부분 구멍탄, 갈탄, 목재, 농작폐기물, 열진(가루로 된 석탄) 등이고 석유나 가스연료, 인근 화력발전소의 폐열을 사용하는 경우는 대도시 고층아파트나 중소도시의 일부 아파트에서만 가능하다.

전기와 수돗물 또한 부족해 단전, 단수가 빈번하고 지방아파트나 연립주택의 경우 온수관 자체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 2008년 북한의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북한 세대의 2/3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아파트 거주 세대는 전국 평균이 21.4%인데 비해 평양은 54.6%로 높다. 북한 주택의 90.5%75(21)이하에 거주하고, 76이상 중대형 주택의 경우 전국 평균이 9.5%인데 평양은 18.2%.

◇ 10,000가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11일 평양 송신·송화지구의 송화거리 준공식을 가졌다. 지난해 323일 착공한 후 1년 만에 지은 1만세대 살림집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수도건설 5개년계획의 첫해인 2021년도 계획에 따라 송신, 송화지구에는 56정보의 영역에 현대적이며 특색 있는 80층 초고층살림집을 비롯해 보건, 교육, 편의봉사시설들이 편리하게 배치되고 여러 휴식공원, 고가다리, 장식구조물들이 주민지구와 예술적 조화를 이루며 특색 있게 건설됐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개최한 8차당대회를 통해 당창건 80돌이 되는 2025년까지 해마다 1만세대씩 5만세대의 살림집을 새로 짓고, 여기에 이미 건설 중인 16000여 세대의 살림집까지 포함해 거의 7만세대의 살림집을 새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 800가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13일 평양 보통강 강안(강변)에 새로 조성된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를 준공했다.

보통강변 주택구는 김 위원장이 각별히 신경써온 곳으로 이곳 부지는 김일성 주석이 1970년대 주석궁(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옮기기 전까지 살았던 '5호댁 관저'가 있던 곳이다. 평양 내에서도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과 4, 8월 등 4차례나 직접 시찰했고, 경루동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김 위원장은 조선중앙TV 간판 아나운서인 리춘히(79)와 최성원 중앙방송원, 동태관 노동신문 논설위원 등에게 새집을 선사했다. 김 위원장은 꽃나이 처녀 시절부터 50여년간 당이 안겨준 혁명의 마이크와 함께 고결한 삶을 수놓아온 이춘히 방송원과 같은 나라의 보배들을 위해서라면 아까울 것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보통강 다락식 주택구는 800가구 한정이다.

북한은 철저한 계층구조로 이뤄진 사회다. 1958년부터 1960년대 말까지 중앙당 집중지도사업을 시작으로 주민재등록사업을 벌여 ‘3계층 51계층으로 분류했다. 전 주민을 크게 핵심’ ‘동요’ ‘적대’ 3계층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51계 부류로 세분화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상당수가 불법월경, 행방불명, 방랑, 도주 등 각종 일탈행위에 의해 3계층 45개 부류로 재분류했다.

북한의 계층은 출신성분에 의해 인위적으로 구조화돼 출신성분에 따라 고등교육 및 권한과 고위직을 배정받고, 계층에 따라 식량 분배를 받는다. 또 가족의 신분이 세습되는 폐쇄체제이기 때문에 개인적 노력에 의해 사회이동을 할 수가 없다.

소위 한번 찍히면 그 굴레를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일부 탈북자들의 말을 빌리면 차라리 새로 태어나는 게 낫다고 표현할 정도다. 그런 사회에서 1만가구 송화거리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5호댁 관저가 있던 경루동 800가구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하긴 평양에서 쫓겨나거나 언감생심(焉敢生心) 평양 이주를 꿈도 꾸지 못하는 지방 주민들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이 모습을 본 북한 주민들은 일 잘하는 자식보다 말 잘하는 자식을 낳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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