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켄타우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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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바이러스 ‘켄타우로스’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2.07.2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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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의 코로나 중증위험
사진은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 코로나19 입국자 검사센터에 줄 선 입국자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 코로나19 입국자 검사센터에 줄 선 입국자 모습. 사진=뉴시스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백악관은 조 바이든(79·Joe Biden) 대통령이 7월 21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콧물과 마른기침,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열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조기 복용했으며, 백악관에서 격리 상태에서 비대면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4차례 백신을 접종받은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린 것은 전 세계에 코로나 재확산의 위험을 일깨우는 경고장인 셈이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Tesla)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51·Elon Musk)는 지난 2020년 11월에 코로나19(COVID-19)에 걸렸으며, 지난 3월에 두 번째 확진자가 되었다. 머스크는 두 번째 코로나에 걸렸을 때 트위트에 “코로나는 테세우스의 바이러스”라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테세우스의 배’에 비유하면서, 코로나 변이가 계속 출현하는데 언제까지 같은 코로나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을 던졌다. 

테세우스의 배(Ship of Theseus)는 영화, 드라마, 만화 등 수많은 매체에 영감을 주었고, 다양한 유형으로 변주되어 온 유명한 사고실험이다. 아테네 시민들은 영웅 테세우스를 기리기 위해 그의 배를 항구에 영구 정박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부식이 심해지면 널빤지, 돛대 등을 새것으로 갈아야 했다. 부품을 계속 교체해도 그 배를 여전히 같은 배로 볼 수 있을까? 다양한 해석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사고실험이다. 

미국 서부 지역 최대 비영리 병원인 시더스-시나이병원(Cedars-Sinai Medical Center) 연구진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LA지역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3차(부스터샷)까지 접종 완료하고도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912명을 분석한 결과를 7월 20일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에 게재했다. 조사 대상 912명 중 145명(15.9%)은 부스터샷을 맞고도 증세가 악화해 입원까지 한 중증 환자였다. 입원한 145명 가운데 86.2%(125명)가 고혈압 환자였다. 

다른 만성질환 없이 고혈압만 있는 경우 코로나 증세가 악화해 중증으로 입원할 위험이 고혈압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2.6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코로나 중증화 요인으로 꼽히는 나이(高齡)는 중증 위험을 1.42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혈압이 당뇨병, 심부전 등 다른 기저질환보다도 코로나 증세를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고혈압(高血壓) 환자는 2019년 기준 1207만명이며, 그중 41%는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만성질환 없이 고혈압만 있어도 코로나 중증위험이 2배 이상 크게 나빠지므로 고혈압 환자들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수칙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武漢市) 위생건강위원회가 원인불명의 폐렴(肺炎) 환자 27명이 발생해 격리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로 확인됐다고 밝혔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으로 명명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는 2020년 1월 20일에 발생했다. 

코로나19는 수많은 변이로 진화하며 끈질기게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코로나19는 불안정한 RNA 바이러스여서 복제 과정에서 변이가 많이 생긴다. 이 변이 바이러스들은 유전형에 따라 그리스 알파벳으로 분류하고 있다. 질병 등 의학 용어는 그리스 신화(Greek mythology)에서 따온 것이 많은 것은 서양 의학이 고대 그리스에서 발달하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Father of Medicine)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기원전 460-370년경)는 고대 그리스 의사였다. 전 세계 의사협회 로고에는 ‘뱀’이 등장하는데,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의술(醫術)의 신(神) 아스클레피오스(Asclepius)의 지팡이에 감긴 뱀이다. 아스클레피오스가 만났던 뱀이 물어온 풀이 죽은 뱀을 살렸다는 이야기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변이 바이러스에 지역명을 붙이는 것을 배제하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에 대한 혐오감(嫌惡感)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WHO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명칭이 될 수 있도록 그리스 알파벳(Greek alphabet)을 차용해 발견된 순서에 따라 명명하고 있다. 

즉 그리스 알파벳은 첫 글자 알파로 시작해 마지막 글자 오메가로 끝나므로 성경에 나오는 ‘알파와 오메가’는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뜻이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등 24자를 순차적으로 명칭이 부여되는데 오미크론은 15번째 글자다. 원래 순서대로라면 열셋째 알파벳 ‘뉴’로 불러야 하나, 발음상 ‘New’와 혼동될 수 있다는 이유로 건너뛰었고, 열넷째 알파벳 ‘크시(xi)’는 중국의 성씨 ‘Xi(習)’과 같아 질병이름에 사용하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오미크론(Omicron)은 이후 바이러스의 세분화된 계통에 따라 순서대로 알파벳을 적용하고, 재조합의 경우 숫자를 통해 다르게 명명한다. 최근 유행하는 BA.5는 같은 오미크론 변이이고 BA.2와 재조합 특성이 다르다. ‘켄타우로스’ 변이 BA.2.75는 BA.2에서 재분류된, 시간적으로 나중에 발견된 변이라는 의미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특징은 BA.1은 델타 대비 전파력 2-3배, BA.2는 BA.1 대비 전파력 1.3배, BA.4와 BA.5는 BA.2보다 전파력 강하고 면역 회피, BA.2.75는 전파력이 가장 강하고 강한 면역 회피가 특징이다. 

오미크론 변이 중 BA.2.75를 켄타우로스(Centaurus)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BA.2의 파생 변이인 BA.2.75는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면역 회피 능력도 뛰어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半人半馬)에 비유했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에 따르면 평범한 트위트 이용자가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Forbes)는 “신화 속 반인반수(半人半獸)로 불린다는 것은 이 변이가 이전 변이와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켄타우로스’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널리 쓰이고 있다. 

코로나19 변이는 매우 많지만 발생 초기 바이러스와 영국에서 발견된 알파 변이, 인도에서 발견된 델타 변이, 남아프리마공화국에서 시작된 오미크론(omicron)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의 대유행으로 하루 확진자가 6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풍파를 겪었으며, 최근에는 BA.5와 ‘켄타우로스’ 변이로 알려진 BA.2.75가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7월 22일 발표에 따르면, 하위 변이 BA.5보다 확산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진 BA.2.75에 감염된 환자(인천 거주 50대, 3차접종 완료)가 추가로 확인되어 국내 BA.2.75 확진자는 3명으로 늘었다. 이들 확진자 3명이 서로 역학(疫學)적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이미 지역사회에 전파돼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BA.2.75는 올해 5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5세 이상 1만명 표본을 대상으로 코로나 항체(抗體, antibody)양성률을 조사해 그 결과를 9월 초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로 기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감염자’ 규모를 찾아내 더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감염자가 장기간 겪는 후유증인 ‘롱코비드(Long COVID)’ 실태 파악을 위해 다음 달부터 대규모 조사 연구를 실시한다. 

방역 당국은 국내에 도입돼 사용 중인 치료제와 주사제가 오미크론 하위변이에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권중욱 방대본 제2본부장은 “BA.5, BA.4, BA.2.3, BA.2.12.1 등 4종에 대한 먹는 치료제 팍스로미드(Paxlovid, Pfizer)와 라게브리오(Lagevrio, Merck) 그리고 주사제 렘데시비르(Remdesivir, Gilead) 효능을 평가한 결과, 모두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유지됐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7월 21일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7만1170명으로 누적 확진자가 1900만명을 넘어 국내 인구의 36.8%다. 확진자는 지난 7월 19일부터 사흘째 7만명대를 이어갔다.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17명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2만4794명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공개한 ‘코로나 재감염 추정 사례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2년 7월 3일까지 누적 확진자 중 0.406%인 7만3821명이 코로나19에 두 번 이상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98명(전체의 0.1%)은 3번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코로나19 발생 후 초기에는 인구 집단의 일정 비율이 백신을 맞거나 자연감염으로 항체를 가지면 더 이상 코로나19가 퍼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2020년 8월 우리는 코로나19 집단면역(集團免疫)이라는 희망을 잃어버렸다. 홍콩대 연구진이 “건강한 30대 남성이 코로나19 첫 감염 후 4개월반 만에 다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 재감염’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논문을 국제 학술지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했다. 

미국, 영국 등은 지역에 따라 신규 확진자 중 10-20%가 재감염자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중순 국내 재감염자 수가 2만6239명으로 전체 확진자 중 0.284%에 지나지 않았는데 석 달 만에 재감염자 규모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간 신규 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 사례 비율도 높아져 6월 첫째 주 1.22%에서 6월 다섯째 주에는 2.87%를 기록해 4주 만에 2.35배로 증가했다. 이는 백신 효력과 자연 면역이 떨어진 것과 맞물려 있다.

또한 국내 감염자 중 70% 이상인 1400만명이 지난 3-4월에 걸렸으므로 이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다가와 8월이면 재감염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백신이나 자연감염으로 생긴 항체의 감염 예방 효과는 접종이나 확진 후 서서히 떨어져 3-4개월이면 절반쯤으로 줄어들고 이후에도 서서히 떨어진다. 

국내 재감염자 중 청소년과 어린이(0-17세)가 33.2%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18-29세가 19.2%, 30-39세 14.0% 등이다. 전문가들은 30대 이하 젊은층이 재감염자의 66.4%를 차지하는 이유는 이들이 활동성도 높지만 11세 이하는 백신을 맞지 않는 등 접종률이 낮은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항체가 없거나 약한 사람을 찾아간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國家數理科學硏究所, National Institute for Mathematical Sciences, 2005sus 10월 1일 설립) 등이 후원하는 코로나19 수리모델링(modeling) 태스크포스(TF)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재생산지수가 30% 증가할 경우 하루 확진자 수는 7월 27일 8만1267명, 8월 10일엔 28만8546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오미크론 대비 감염 전파력이 강한 BA.5 국내 검출률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나타난 BA.2.75는 확진자 증가세가 악재가 될 전망이다. 

한림대 이재갑 교수(감염내과)는 “이번 유행은 지난 2-3월의 확진자 60만명까지는 안 갈 것이고, 많아야 20-30만명 정도 될 것이며, 내년 봄 또 유행하게 되면 10만-20만명 생기면서 점진적으로 봉우리가 낮아져 엔데믹이 되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반면 고려대 김우주 교수(감염내과)는 “바이러스는 6개월마다 변이를 통해 생존을 꾀하고, 인류는 그에 맞서 백신과 치료제를 생성해냈지만 아직 팬데믹(pandemic)에서 엔데믹(endemic)으로 가는 도상에 있는 것일 뿐 엔데믹이 내년에 올지, 오기나 할지 확신은 없다”고 했다. 

코로나19는 변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인플렌자(독감)처럼 재감염이 뉴노멀(new normal)인 시대로 진입했다. 코로나 재유행이 방역 당국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코로나 백신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중증화와 사망 위험을 낮추므로 60세 이상 고령층은 접종받는 것이 좋다. 또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환기,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자발적으로 철저히 지키는 게 중요하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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