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의혹' 김용진 사퇴, 경기도의회 '전화위복'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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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 의혹' 김용진 사퇴, 경기도의회 '전화위복' 될까?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8.0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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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경기도 경제부지사. (사진=경기도)
김용민 경기도 경제부지사. 사진=경기도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지난달 28일 취임했으나 만찬 석상에서 여당 도의회 대표를 향해 술잔을 던진 의혹을 받은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지난달 31일 전격 사퇴했다.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임명을 강행한 인사가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동수로 팽팽히 맞서며 의장 선출조차 못하는 도의회 '개점휴업' 상태가 풀릴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진단도 나온다.

지난달 20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민선8기 첫 경제부지사로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내정했다. 경기도는 "30년 넘게 경제관료로 일한 재정경제 전문가이며 특히 차관 시절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으로 협력을 이끌어 낸 경험이 있어 경기도의회와의 소통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즉각 "사적 채용"이라며 김 부지사 임명을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선거에 도움을 준 최측근을 주요 직위에 내정했다. 처음부터 그를 염두에 두고 '경제부지사'라는 자리를 만든 것"이라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비판했다. 여당의 반대 속에서도 김 부지사는 지난달 28일 임명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취임한 바로 그 날, 이른바 '술잔 의혹'이 불거지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취임 전날인 27일, 김 부지사와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 남종섭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과 가진 만찬에서 김 부지사와 남종섭 대표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고성이 오가던 중 김 부지사가 맞은편에 앉은 곽미숙 대표를 향해 술잔을 던졌다는 것이 의혹의 내용이다.

김 부지사는 28일 "시급한 경제위기 상황임에도 진척을 보이지 않는 상황을 두 대표님과 논의하려는 과정에서 의욕이 너무 과했다.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한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면서도 "특정인을 향해 행동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당사자였던 남종섭 민주당 대표의원은 "술잔이 아니라 수저를 바닥에 내리치면서 젓가락이 튕겨져 나가 접시를 맞은 것이다. 곽 대표를 향해 (술잔을) 던진 것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의힘의 파면 요구에 대해 "과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 부지사의 행동에 대해서는 "의회를 무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78대 78, 동수를 보이면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양당은 초반부터 의장 선출 방식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결국 의장단도 선출하지 못했다. 의장단이 선출되지 못하면서 민생 법안 등의 통과도 막혀있고 양당의 갈등으로 도의회는 사실상 휴업 단계에 돌입해 있다. 

특히 양당이 갈등을 빚은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민생경제 회복'을 이유로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변경하는 조례안이었고 국민의힘은 이를 빌미로 김동연 지사가 '사적 채용'을 위해 조례를 바꾸려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결국 양당의 갈등과 이로 인한 도정 중단의 문제와 맞물리며 김 부지사의 '술잔 의혹'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취임 사흘 만인 31일, 김 부지사는 "조금의 불미스러움도 모두 제 책임"이라며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김 부지사는 "저의 사임이 도의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도민 곁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경제부지사직을 그만두더라도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지사의 사임은 김동연 지사의 '책임론'을 스스로 진화하는 의미와 더불어 국민의힘의 강경함을 꺾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양당의 갈등 요인이었던 '경제부지사'가 공석이 되면서 양당이 다시 도의회에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협상의 걸림돌이 없어졌으니 계속 하면 된다"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여지를 전했고 민주당은 "민주당도 국힘이 요구한 강력한 책임에 동의했다. 이를 계기로 서로를 존중하며 원 구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수의 힘겨루기가 이번 의혹을 통해 오히려 협치를 이루는 전화위복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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