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김정은의 잠행과 잇단 도발...혹 제스츄어(?)
상태바
[뉴스분석] 김정은의 잠행과 잇단 도발...혹 제스츄어(?)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10.07 10:05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해남도 농기계 지원행사 때 안 나타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때도 ‘두문불출’
ICBM-SLBM 이어 7차핵실험까지 달릴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로 27일째 행방불명이다.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주목된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로 27일째 행방불명이다.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주목된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뭘 하고 있을까.

김 위원장은 정권수립 74주년이던 지난달 9일 방역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게 관영매체에 보도된 게 마지막이다.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670회 생일을 맞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긴 했지만 문서 형태로만 이뤄졌다.

그는 7일로 27일째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11월 사이에도 한 달 넘게 모습을 감춘 적이 있고, 올해 7월에도 3주가량 잠행했었다.

툭하면 잠적하는 게 일상사가 되긴 했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면 김 위원장의 이번 잠적은 좀 석연치 않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황해남도 해주광장에서 농기계 5500대를 전달하는 행사를 거창하게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불참하고 행사는 리병철 당비서가 주관했다. 이동식 벼종합탈곡기 등을 군수공업부문에서 만들었다는 이유 때문이겠지만 김 위원장이 나타나 애민을 한껏 부풀릴 수 있는 기회였는데 이를 놓쳤다.

노동신문은 농기계들을 줄지어 세운 부지 면적만 해도 축구 경기장 8개의 면적에 달하는 6만여, 한 줄로 세운다면 무려 50(20)”라며 온 황남을 격동시킨 가장 뜨거운 충격은 이 어려운 시기에 수천 대의 농기계들을 바로 다름 아닌 황해남도에 통째로 보내주신 (김정은) 총비서동지의 하늘같은 사랑이라고 치켜세운 정도였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황해남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난 5월 자신의 상비약품을 이 지역에 기부했고, 6월에는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하자 ‘1호 약품을 내려 보냈다. 지난해에는 메기공장, 젓갈공장을 시찰했고, 2020년에는 태풍 피해지역을 돌아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지난 4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해 일본과 미국을 놀라게 했다.

일본은 최북단인 홋카이도와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 주민들에게 대피를 지시하고 신문들은 일제히 호외를 발간하기도 했다. 미국은 NSC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무모하고 위험한 결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3000t)를 다시 한반도 수역에 보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고, 대미 협상을 압박하는가 하면 대내적으로는 국가 위상을 강조해 주민 결속을 꾀하는 방식을 취했을 텐데 이것도 아니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들은 최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물론 지난 5월 이후 관영매체들이 침묵모드로 일관하고 있지만 이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잠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비공개로 진행한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체중 관리를 잘해서 체중을 많이 줄였다가 최근에 보니 130140대로 복귀한 게 확인됐다현재 말투나 걸음걸이에서 건강 자체에 이상이 있는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소나기탄도미사일 발사와 6일 오후 전투기, 폭격기 등 12대가 우리 군의 특별 감시선 주변에서 시위성 편대비행을 펼친 것으로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의 피치 못할 사정을 덮기 위한 제스츄어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부에서는 모르게 하고 대외적으로 도발을 일삼는 것은 그들만의 내부사정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이 명분에 따라 도발하는 게 아닌 이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이어 7차 핵실험까지 마이웨이질주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밀무기 개발이나 핵실험에 관여하고 있을지, 아니면 어딘가 수술을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단지 오는 10일 당 창건 77주년 기념식에 등장하지 않는다면 그땐 뭔 일이 있는 것으로 보면 틀림없다. SW

ysj@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