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10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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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1000일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2.10.2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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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7차 재유행, 멀티데믹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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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우리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첫 확진자가 지난 2020년 1월 20일 발생한 후 10월 15일에 1000일이 됐다. 우리나라 인구 절반가량인 25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며, 사망자도 3만명에 육박했다. 그동안 여섯 차례 대유행을 겪었으며, 전문가들은 올 겨울에 7차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 감염재생산지수가 9주 만에 1을 넘어섰다. 10월 21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6-20일 감염재생산지수는 1.09로 집계됐다. 감염병 전파 흐름을 전망하는 지표인 감염 재생산지수는 영어로 ‘R’로 표기하는데 ‘Reproduction Ratio’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다. 계산 공식은 전염성이 유지되는 기간(duration)과 전파 정도(opportunities), 기회가 전파로 이어질 확률(transmission probability), 인구집단 중 감염될 수 있는 사람의 평균 비율(susceptibility)을 모두 고려해 나타내게 된다. 

이 지수는 감염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값으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지난 8월 넷째 주 0.98로 1 밑으로 내려간 뒤 이달 둘째 주까지 계속 1 미만이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2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만4751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 14일(2만3574명)에 비해 1177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멈추고 반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겨울철 재유행 시점을 11월 또는 12월 초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겨울에는 영유아(嬰幼兒)를 중심으로 독감(인플루엔자)에 메타뉴모 바이러스 감염증 등 급성호흡기 질환이 확산하고, 코로나 확진자 수도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면서 ‘멀티데믹’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멀티데믹(multidemic)이란 여러 가지(multi)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pandemic)하는 걸 뜻하는 합성어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8일 전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 감염증’ 입원 환자는 1000명을 기록하여 작년 이맘때 471명과 비료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메타뉴모 바이러스 감염증 입원 환자가 349명으로, 3주 전(214명)보다 63% 늘었다. 작년엔 메타뉴모 환자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은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메타뉴모 감염증은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uman metapneumo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호흡기 감염증으로 주로 영유아에게서 발생한다. 발열, 기침, 콧물, 코막힘, 숨가쁨 등 증상이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운데, 독감과 달리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어서 해열제 등으로 치료한다. 대개 자연 회복되지만 중증으로 악화하면 위험하다. 잠복기는 3-6일이며, 3주 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이런 호흡기 질환은 감염된 사람과 직접 접촉하거나 기침이나 재채기 분비물이 묻은 표면을 만지는 등의 과정에서 옮는다. 이에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고 코, 입, 눈을 만지지 않아야 감염을 줄일 수 있다. 규칙적인 환기와 마스크 착용, 개인물품의 공동사용 금지 등 감염관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질환이 겹치면 중증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 인구는 약 5162만명이며,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월 15일 0시 기준 2509만8996명으로 지금까지 전체 인구의 48.6%가 코로나19에 걸렸다. 누적 사망자는 2만8808명이며 그중 80세 이상이 1만7019명(59.08%)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70대 6616명(22.97%), 60대 3330명(11.56%), 50대 1190명(4.13%), 30대 136명(0.47%), 20대 73명(0.25%), 10대 17명(0.06%), 0-9세 34명(0.12%)이었다. 

누적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674만719명(26.9%)으로 감염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489만7351명(19.5%), 인천 144만7312명(5.8%)으로 수도권 비중이 전체 52.2%였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0월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2844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 지역발생이 2만2791명, 그리고 해외유입은 53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14일)보다 739명(3.1%) 줄었지만, 1주일전 1만9425명보다는 3419명(17.6%) 많다. 

지난 1000일 동안 여섯 차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었다. 첫 유행이 발생한 것은 2020년 2월 17일이며, 그날 국내 첫 슈퍼 전파자인 31번 확진자가 발생했다. 2020년 8-9월에는 광복절 대규모 집회를 전후로 교회 등 종교 관련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여 당시 신규 확진자는 400명을 훌쩍 넘었다. 이후 2020년 11월 3차 유행 때는 일일 확진자가 최대 1240명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2021년 7월 초 시작되어 코로나 변이바리어스 여파로 하루 최대 확진자가 8000명에 육박했다. 5차 유행 이전에는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2월 오미크론(Omicron) 변이가 출현하면서 빠른 전파력으로 인해 5차 유행은 대규모로 커져 3월 1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62만1146명에 달했다. 올해 7월 초에 시작한 6차 유행은 오미크론 BA.5 변이가 주도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정기석(한림대 의대 교수) 위원장은 “12월 초 코로나 재유행(7차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독감과 코로나19만이라도 백신으로 막고 가야 한다”면서 백신접종을 독려하고 나셨다. 독감 무료 접종은 만 65세 이상 고령층,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와 임신부는 받을 수 있다. 이 밖의 연령대는 약 4만원 선에서 유료 접종이 가능하다. 

현재 동절기 접종에 사용하는 코로나19 백신은 최초 코로나 바이러스인 우한(武漢)주와 오미크론 BA.1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1차 개량 백신’이며,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BA.4와 BA.5)에 대응하는 화이자(Pizer)의 ‘2차(bivalent) 개량백신’에 대해 긴급사용 승인했다고 10월 17일 밝혔다. 방역 당국은 독감 백신과 코로나 백신을 같은 날 왼팔과 오른팔에 각각 맞으면 된다고 권고했다. 

긴급사용승인이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요청이 있는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제조수입자에게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게 하여 공급하게 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이번에 긴급사용승인한 백신은 mRNA를 주성분으로 하는 2가 백신이다. 

이 백신은 12세 이상으로 기초 접종이나 추가 접종을 받은 후 최소 3개월이 지난 사람에게 0.3ml를 추가 접종해 사용한다. 식약처는 이번 긴급사용승인으로 현재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신속하게 도입해 겨울철 재유행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관계 부처와 협력해 접종 후 이상사례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철저한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접종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10월 18일자에 의하면 올겨울 코로나 유행은 신종 변이가 아니라 기존 오미크론(Omicron) 변이에서 진화한 하위 변이 여러 개가 동시에 주도하는 양상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은 감염력과 면역 회피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멀티 변이’가 기승을 부릴 경우 방역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의 변형인 BQ.1과 BQ.1.1이 퍼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확진자 중 BQ.1과 BQ.1.1에 감염된 비율은 11.4%로 일주일 만에 7%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주부터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로 BA.4에서 나온 BA.4.6과 BA.5 계통인 BF.7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10월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오미크론 세부 계통 검출률 분석 결과, 6차 유행을 이끌었던 BA.5의 이달 2주 차(9-15일) 검출률은 89.3%로 9월 2주 차(9월 11-17일) 97.5%에서 줄었다. 반면 BA.5의 세부 계통인 BA.2.75(3.3%)와 BF.7(1.8%) 등의 비율이 늘고 있다. 지난 7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XBB(BA.2.10)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의 하위 변이로 우리나라에선 총 15건 검출됐다. BQ.1 BQ.1.1은 국내에서 각각 11건과 6건이 확인됐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전 112국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었는데, 2020년 3-4월 일본 등 91국에 대해 무비자 입국 제도를 중단했다. 이후 2년 6개월 만에 이들 정부의 제한 조치가 모두 풀린 것이다. 이는 이들 국가들이 우리 국민에게 무비자 입국을 다시 허용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해외여행으로 인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할 수 있다. 

일본은 외국인의 무비자 자유 여행을 허용하고 내국인에게 국내 여행비를 지원하는 등 관광 산업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주요 관광지는 구인난(求人難)에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확산 후 직원을 줄이거나 휴업에 들어간 관광 업체들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관광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2가 백신(2가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개량 백신)을 접종받아 면역력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가 백신은 1-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과 3-4차 접종을 한 사람 중 최종접종 후 4개월이 지난 사람은 접종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실외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되었으나, 실내에선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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