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청 재난문자 보냈다가 '아군기'로 고쳐
합참은 전날 무인기 격추 실패에 대국민 사과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군 당국은 27일 인천 강화 지역 상공에 나타났다는 ‘무인기’에 대해 새떼를 오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상황은 북한 무인기가 아니었다”며 “새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1시쯤 강화 일대 상공에서 미상항적이 포착되자 북한 무인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군 전투기와 육군 무인기 등 공중 전력을 투입해 대응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공기 조종사가 육안으로 북한 무인기가 아닌 새떼임을 확인하면서 오후 4시쯤 상황이 종료됐다. 군의 경고방송·사격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인천 강화군청은 이날 오후 2시57분쯤 지역 주민들에게 “강화군 석모도 지역에 무인기가 관측됨에 따라 주민 여러분은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는 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으나, 군 당국은 곧바로 ‘아군 항공기(무인기)가 비행 중인 상황’이라고 통지했다.
군 관계자는 “강화군에서 아군 항공기 이동을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재난문자를 보낸 게 아닌가 싶다”며 “(강화군청에) 다시 ‘아군 항공기’란 문자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전날 오전 오후에 걸쳐 북한 무인기 총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으로 들어온 사실을 포착하고 그 대응에 나섰다.
북한 무인기들은 경기도 김포·파주와 서울 북부, 인천 강화 상공 등을 비행했으며, 특히 오전에 남하한 무인기 1대는 서울 은평구 일대 상공까지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대는 인천 강화 일대 상공을 배회하다 우리 군의 탐지 범위를 벗어났다.
우리 군은 관련 대응 매뉴얼에 따라 경고방송·사격에 이어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 전력을 출격시키는 등 총 5시간여에 걸쳐 대응작전을 폈지만, 북한 무인기 5대를 모두 놓치고 격추에도 실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격추에 실패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하며 무인기 대응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신철 작전본부장은 이날 “어제 적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하였고 우리 군은 이를 탐지 추적하였으나, 격추시키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는 적 공격용 무인기는 우리 탐지·타격 자산으로 대응이 가능하나, 정찰용 소형 무인기는 3m급 이하의 작은 크기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 능력으로는 제한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군의 대비태세가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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