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차 투표' 끝에 하원의장 된 '트럼프 지지자' 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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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차 투표' 끝에 하원의장 된 '트럼프 지지자' 매카시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01.0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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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사진=AP/뉴시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사진=AP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대중국 강경파'로 알려진 케빈 매카시 미국 공화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하원의장에 당선됐다. 그가 하원의장에 당선되기까지는 무려 15번의 투표를 거쳐야했다.

미국 하원은 제118대 의회 개원일인 3일 전체 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했다.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후보로 추천됐는데 다수당인 공화당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1차 투표에서 공화당 내 19표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과반 지지자가 나오지 않아 2차 투표를 해야했다. 하원의장 선거가 2차 투표까지 간 것은 지난 1923년 이래 100년만이다. 

그리고 2차 투표 역시 공화당의 반란표가 나오면서 또다시 하원의장이 선출되지 못했다. 2번 이상 투표를 했던 사례는 바로 미국 남북전쟁 전에 13번이 있었다. 매카시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이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위대한 승리를 거대하고 당혹스런 패배로 만들지 말라"며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을 비판하고 매카시를 지지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공화당의 이탈표는 164년 만의 '11차 투표'라는 기록으로 이어졌지만 12차 투표에서 매카시가 213표를 득표하면서 조금씩 매카시의 승리가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매카시가 하원의장이 되려면 218표를 얻어야했다.

그리고 15차 투표에서 매카시는 216표를 얻었고 공화당 의원 6명이 '참석 기권'(무효 투표로 간주)을 하면서 마침내 길고 긴 투표 끝에 하원의장이 됐다. 매카시가 공화당 강경파 의원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공화당은 트럼프식 포퓰리즘(전문가 의견 배제, 합의보다 다수결)의 유지 여부를 두고 당내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고 이번 투표의 부결 역시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하원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상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패한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마'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여전히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출마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기도 했다. 

매카시는 당선 후 "이제 힘든 일이 시작된다"면서 "새 하원은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 경쟁에서 이기기를 원한다"면서 중국을 '중국 공동체당'이라고 지칭하는 등 '대중국 강경파'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장기적인 도전인 부채와 중국 공산당의 부상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라며 "초당적으로 중국 관련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중국으로 간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를 조사한 뒤 경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들을 달래며 하원의장 직을 맡는데는 성공했지만 당내 갈등 해결과 이를 위한 '협치'를 해야한다는 것이 매카시의 숙제가 됐다. 이런 점에서 '협치' 리더십으로 미국 역사상 최장수 상원 원내대표 타이틀을 얻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모델로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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