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문건 핵심' 조현천, 왜 지금 귀국했을까
상태바
계엄령 문건 핵심' 조현천, 왜 지금 귀국했을까
  • 황영화 기자
  • 승인 2023.03.30 12:58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朴 탄핵 앞서 비상계엄 점검 문건 작성 관여 혐의
군·검합수단, 수사에도 출석 거부…기소중지 처분
여권무효에도 해외 생활 지속…정권 교체후 입국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6년만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6년만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영화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기무사 계엄 문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도피 생활을 마치고 5년여 만에 국내로 돌아오면서 입국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전날 오전 6시34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조 전 사령관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 2017년 2월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결과를 앞두고 '비상계엄' 발동 및 조치 사항을 점검하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는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문건은 1년 동안 문서철 속에 있다가 정권 교체 이후인 2018년 3월 기무사 직원을 통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4개월 후에는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군인권센터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돼 파문이 확산됐다. 

시민단체가 조 전 사령관 등을 내란예비음모 및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로 고발한 이후 군과 검찰의 군·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설치돼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였고, 합수단이 수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 여권무효화 조치까지 내려졌으나 도피는 이어졌고, 합수단은 끝내 기소중지 처분으로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그는 출국 5년3개월이 지난 전날에야 국내로 돌아왔고, 공항에서 곧바로 검찰에 체포됐다. 조 전 사령관은 "계엄 문건 작성의 책임자로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로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기 위해서 귀국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입국 의사를 밝혔는데 곧바로 귀국하지 않은데 대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갖느라 좀 늦었고, 정상적으로 귀국했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왜 지금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셈이다.  다만 늦었지만 범죄인 인도조약 등으로 강제 송환되기 전에 자진 귀국과 검찰 수사 협조의 모양새를 갖추면서 감형을 받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 전 사령관이 합수단 수사 당시와 비교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계엄 문건을 공개했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전날 MBC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지금 본인(조 전 사령관)은 내란예비음모로 기소도 안 되고 재판도 안 받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허위 공문서만 작성한 것으로 싸게 죄를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권이 교체된 점이 관련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조 전 사령관은 새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9월 현지 변호인을 통해 입국하겠다는 의사를 처음 밝혔는데, 같은 달 여당인 국민의힘 국가안보 문란 태스크포스(TF)는 단순 검토 보고서를 내란 음모 목적이 있는 것처럼 몰이를 한 의혹이 있다며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지난해 9월 당초 서울중앙지검에서 담당하던 조 전 사령관 사건은 서울서부지검으로 재배당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령 문건 의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한 촛불집회 당시,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에서 계엄 문건을 작성했다 게 골자다.

탄핵 심판 이후를 가정해 계엄령을 검토한다는 내용과 군대를 투입해 집회와 시위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국회와 언론을 통제하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SW

hy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