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양용' 역부족, '리버버스' 띄웠다···김포골드라인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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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륙양용' 역부족, '리버버스' 띄웠다···김포골드라인 해법 될까?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3.04.1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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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리버버스' 도입 적극 검토, 1년 이내 본격 운항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 대책 일환, 1회 200명 수송 
5년 전 한 차례 도입 무산···선착장 접근성 문제 여전해  
서울 강서구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를 위해 서울시가 '리버버스' 도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김포골드라인은 출근길 과밀 현상으로 '지옥철'로 불린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14일 김포시가 제안한 '수륙양용버스'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4일 만에 수륙양용버스 대신 '리버버스'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수륙양용버스 도입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고작 40명이 탑승할 수 있는 버스로 교통대란을 해결하겠다는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지난 17일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수륙양용버스 도입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니다"라면서 신속한 후속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서울시는 수륙양용버스 대신 리버버스 도입을 추진해 1년 안에 본격 운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김포시장이 제안한 수륙양용버스 도입을 검토해본 결과, 육상과 수상을 자유자재로 운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40인승에 불과한 수송 능력화 느린 속도(15km/h), 경제성(대당 20~30억원) 등을 고려했을 때 출퇴근 등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과 김포시는 같은 한강 생활권으로 수상 연계성이 높고, 리버버스는 수송 능력과 속도 등에 있어서도 효율성이 높다"면서 "또 다른 수상 운송 수단인 '리버버스'를 도입해 서울과 김포를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버버스는 지난 3월 오세훈 서울시장 공무 국외 출장 중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직접 체험한 교통수단으로 출장 직후부터 도입을 검토해왔다고 첨언했다.

리버버스 노선 예시. 사진=서울시
리버버스 노선 예시. 사진=서울시

서울시에 따르면 영국 리버버스는 1999년 개통 이후 2018년 기준 연간 1040만명이 이용하는 상용화된 수상 교통 수단으로 현재 4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리버버스는 수륙양용버스에 비해 50km/h로 속도가 빨라 이동 편의성이 좋고, 1회 수송 가능 인원도 200명 내외로 가격 대비 수송 능력이 월등해 경제성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서쪽 신곡수중보, 동쪽 잠실수중보를 기점으로 행주대교 남단부터 잠실까지를 이동하는 다양한 리버버스 노선을 검토 중이다.

행주대교 남단부터 잠실까지 10개 선착장 약 30km 구간을 운영할 예정으로, 김포시민이 셔틀버스나 노선버스 등을 통해 행주대교 남단까지 이동하면, 행주대교 남단 선착장에서 여의도까지 리버버스로 20분 이내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리버버스가 교통수단인 점을 감안해 정기권을 도입하고 지하철, 버스와의 환승할인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 운항노선을 정하는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1년 이내 리버버스를 본격 운항할 예정이며, 노선 등 세부 실행 방안은 빠른 시일 내에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계획에도 불구하고 리버버스의 실효성에도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서울시의 리버버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봤을 때 일반 지하철이나 버스 가격의 2~3배 수준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고, 리버버스 이동 시간 외에 선착장까지 오가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이용률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왼쪽), 독일 함부르크(오른쪽)의 리버버스. 사진=서울시
영국 런던(왼쪽), 독일 함부르크(오른쪽)의 리버버스. 사진=서울시

또 일각에서는 리버버스를 타려면 최소 두 차례 이상 환승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지하철의 경우 환상이 상대적으로 편하기 때문에 저항이 적을 수 있지만 '갈아타는 것'은 큰 저항 요소라는 지적이다.

앞서 2018년 서울시의 리버버스 도입이 한 차례 무산됐던 사실도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당시에도 지하철이나 버스 등 육상교통 수단과 비교해 선착장까지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약점이 도입 무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0인승 페리(ferry)인 리버버스 도입은 서울시가 2015년 8월 발표한 여의도 통합선착장 건립과 연계해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서울시는 페리·유람선·수상택시·개인 요트 등 모든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는 통합선착장을 짓기로 하고, 새롭게 도입할 수상 교통수단으로 리버버스와 수륙양용버스를 제시했다.

그러나 리버버스 도입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정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가 타당성 조사 결과를 가져오라며 심의를 보류한 것.

이를 위해 서울시가 타당성 조사 예산을 요청하자 서울시의회는 안전성, 환경성 등 종합적인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며 예산안을 전액 삭감했다.

가까스로 2017년 6월부터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지만, 8개월 만인 2018년 2월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서울시는 같은 해 3월 리버버스 도입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타당성 조사를 했던 연구원은 "리버버스 같은 수상 교통수단은 출퇴근보다는 관광 측면의 기능이 강하다"면서 "한강 선착장까지 접근 및 대기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리버버스가 다른 대중교통 수단보다 열위에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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