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상에서 '가정폭력범'으로, 서세원의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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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상에서 '가정폭력범'으로, 서세원의 흥망성쇠
  • 박지윤 기자
  • 승인 2023.04.24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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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사망한 개그맨 서세원. (사진=뉴시스)
지난 20일 사망한 개그맨 서세원. 사진=뉴시스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지난 20일 개그맨 서세원이 67세를 일기로 캄보디아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프놈펜 한인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다가 쇼크사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정상의 방송인에서 '폭행범'으로 추락하기까지 그의 인생은 말 그대로 '흥망성쇠'의 연속이었다.

80년대, 90년대의 서세원은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기를 얻은 개그맨이자 방송인이었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각종 TV 프로그램의 인기를 주도한 그는 국내 연예인 토크쇼의 시초로 불리는 '서세원의 스타데이트', '토크박스'를 유행시킨 정통 토크 버라이어티쇼 '서세원쇼'로 최전성기를 누렸고 시골 노인들의 유쾌한 입담을 담아낸 '좋은 세상 만들기' MC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부인인 모델 서정희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는 점 역시 인기에 한몫을 했다.

그는 1985년 영화 <납자루떼>를 만들었다가 실패했지만 2001년 신은경 주연의 <조폭 마누라>를 제작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영화계에서도 인정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2002년 그가 제작한 <긴급조치 19호>가 관객들의 혹평 속에 참패했고 2004년 연출작 <도마 안중근>까지 실패했고 영화 제작비 횡령 의혹 등 민사 사건에 휘말리면서 2007년 연예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이후 그가 미국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강남에서 개척교회를 운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렇게 목회자의 길을 걷던 2014년에 부인 서정희씨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그의 실제 가정사가 알려지고 말았다. 폭행 영상은 그의 이미지에 큰 치명타가 됐고 이혼과 함께 폭행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범죄자'의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그는 또 2014년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 연출을 맡기로 했지만 폭행 사건이 드러나면서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 영화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3000만명의 후원자를 결성하겠다고 한 것이 전해지면서 '극우 영화'로 만들기 전부터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당시 전 목사는 20여명의 감독이 연출을 거절했다는 것을 전하면서 "영화 제작자의 90% 이상이 좌파'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풍파를 겪은 서세원은 2016년 23세 연하의 해금 연주자와 결혼을 했고 올해 8살이 된 딸을 낳았다. 그리고 2019년 캄보디아로 이주해 목회 활동과 부동산 사업 등을 진행하다가 지난 20일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의 죽음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온 가운데 서세원의 전처였던 서정희와 딸 서동주의 반응에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서정희는 언론 인터뷰에서 "가짜뉴스이길 바랬다"면서 그의 죽음을 슬퍼했고 서동주를 비롯한 유족들은 캄보디아로 날아가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에서 그는 목회 활동을 하면서 여러 선행을 했고 사업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허무한 최후는 많은 추측과 억측을 낳게 했다. 특별한 지병은 없었다고 하지만 측근들은 그가 당뇨를 앓고 있었고 이 때문에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서세원의 죽음에 놀라움을 표시했지만 애도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가정폭력 등 그가 했던 행동들이 그 이유다. 최정상에서 가정폭력범으로 몰리기까지 인생의 흥망성쇠가 서세원의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새롭게 전해지고 있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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