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김기현 기자] 17일 추석 귀성길에 오른 유권자들 앞에서 여야가 청와대와 여야대표 간 3자회담 등 각종 정치현안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을 찾아 "어제 3자회담에서 합의된 부분도 많이 있다. 합의된 것을 중심으로 해서 국민 앞에 얘기하고 또 합의가 안 된 것은 이런 부분이 합의가 안 됐다고 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또 황 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정치개입사건 대국민사과를 요구하는 민주당에 "사과 문제는 억지로 안된다. 내심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야당이 대통령께 할 말씀이 있으면 설득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지난 정권의 일이고 재판 중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했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다음에 얘기를 나누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 황 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김한길 대표에게 "대통령이 뜻이 있다고 하면 여야가 이제는 하면 된다. 사실 이런 얘기는 대통령과 할 얘기가 아니다. 여야가 국회에서 해야 한다"며 "국회로 보내면 우리가 할 얘기지 그것을 어디 가서 물어보느냐"고 따졌다.
반면 김한길 대표는 황 대표의 발언과 관계없이 박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반격을 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계속되고 민주주의 회복을 거부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를 팽개치고 민생을 외면한 것은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인 새누리당(한나라당)때"라며 "저는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는데 당시 박근혜 야당대표로부터 반면교사로 '국회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국회를 팽개쳐선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 경험 때문에 저는 천막을 치면서도 원내외 병행투쟁 원칙을 선언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야당이 민생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에 "박 대통령 취임 이후 7개월 지났는데 민생이 나아질 조짐조차 찾을 수 없다. 박 대통령에게는 아직 민생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민생이 힘겨운 것은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민생에 무능한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 야당 탓으로 책임을 떠넘기기에는 오늘의 민생이 너무 고단하고 힘겹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대통령이 지금의 지지율에 도취해 오만과 독선을 고집하면 그 지지율은 머지않아 물거품처럼 꺼져버릴 수 있음을 기억하라"고 경고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도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했다.
이 대표는 "NLL(서해북방한계선)대화록 공개에서부터 시작해서 그 정치공작,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하는 정치공작, 여기에 더해서 검찰총장까지 사생활 비리를 만들어내서 몰아내는 정치공작, 지금 이 나라에는 박 대통령 집권 6개월만에 국가정보원이 나서서 만들어 내는 정치공작이 판을 치고 있다"며 현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70년대로 돌아간 것만 같다. 박정희 전 대통령시절 극복된 줄 알았던 공작 정치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면서 "고향에 가셔서 말씀 더 나누고 언론에 나오지 않는 진실을 국민이 스스로 찾아가는 새로운 국민주권의 시대,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대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이날 서울역을 찾아 "어제 3자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국정원 사태 등에 대해 한치의 변화도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왕조시대의 여왕같은 태도였다"며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천 대표는 이어 "국민의 목소리는 왕조시대 우매한 백성들의 아우성 정도로 치부하고 야당을 마치 혹세무민하는 집단 정도로 대하는 태도였다"며 "이런 식으로는 민주주의는 요원하고 서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국가정책에 반영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암울한 하루였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대통령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대통령이 옳을 수도 있고 야당이 옳을 수도 있다"며 "그것을 서로 존중하고 타협하는 통 큰 결단이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원하는 것이다. 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대통령께서 끝까지 야당을 무시하고 또 국민들의 우려나 기대를 외면한다면 정의당은 당당하게 기꺼이 광야에 서겠다"고 대응방침을 밝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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