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정치판 ‘딸 마케팅’의 陽과 陰
상태바
[시류칼럼] 정치판 ‘딸 마케팅’의 陽과 陰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6.04.04 10:51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책이 아니라 딸의 미모로 당선될까 두려워
사진 / 시사주간 DB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잘 낳은 딸 하나 열 공천 안부럽다!" 4.13 총선 대구 동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의 딸이 최근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 네티즌이 올린 글이다.

유승민 후보와 함께 무소속 출마 선거점퍼를 맞춰 입고 등장한 유담씨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아이돌급 미모'라는 반응을 보이며 관심을 표했다. 이로 인해 유승민 후보의 호감도가 상당히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연예인 등 미모와 재력, 지성미까지 갖춘 부인들의 내조에다 ‘딸 마케팅’으로 재미를 본 정치인들이 더러 있다.

경기 안산 상록을의 김영환 국민의당 의원도 같은 사람이 그렇다. 선거 때마다 김하늘과 김하늬 두 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하니 효자가 따로 없다. 또 대구 수성구갑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딸 윤세인 씨를 앞장세워 19대 총선, 2014년 6·4 지방선거 등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 당시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랜선효녀'의 트위터가 화제를 모으며 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딸 때문에 망신살이 뻗친 경우도 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는 딸 때문에 곤욕을 치뤘다.
 
이혼한 전처 사이에서 난 딸은 투표를 5일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녀를 돌보지 않은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직사포를 쐈다. 이로 인해 승승장구하던 고변호사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지지율이 형편없던 조희연 씨가 교육감 자리를 어부지리로 꿰찼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딸 박다인이 서울대학교 미대에서 서울대학교 법대로 전과한 사실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서울대 개교 이후 미대에서 법대로 전과한 사례는 박다인이 최초이며 유일하다는게 의혹을 부풀리고 있는데 서울대 조국 교수의 개입설 까지 떠도는 형편이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통상 최소 4.0학점은 돼야 전과가 가능한데 박 양은 전과 선발자 41명 중 41등으로 최하 성적(4.3점 만점에 3.68점)이며, 박 양보다 성적이 우수한 자도 탈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다인은 또  2000년 총선시민연대 활동 당시 고교생으로 여기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적절성 여부로 시끄러웠다.

최근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딸의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졌다. 한 매체는 나 의원 딸 김 씨가 20011년 10월 진행된 ‘성신여대 수시1차 특수교육대상자 전형’과 관련, ‘실기 면접 준비를 소홀히 했지만 심사위원들의 편의 제공으로 합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다.

이 매체는 또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로 추천되면서 “나 의원 딸 김 모 씨의 단독추천으로 장애인 선수 수백 명이 참여 기회를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홍보대사 선발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측의 답변 일부만 인용해 사실을 왜곡한 허위보도로 확인됐다.

아무튼 80년대 까지만 해도 ‘딸 보다는 아들’이라며 아들 가진 부모를 부러워하던 세태가 참 많이 바뀌었다. 이제 ‘남아선호사상’이란 말은 골동품 가게에나 가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는 ‘미모 지상주의’의 또 다른 단면이 아닌가 우려스럽기도 하다. SNS나 조잡한 언론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 ‘여신’ ‘미모’ ‘남심 저격’ 같은 섹시한 글들이다. 출마자의 정치적 신념과 정책 비전같은 것은 차치하고 ‘딸들의 미모’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게 아닐까 하는 노파심이 앞선다. SW

jj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