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이야기]밀수(密輸) 없는 역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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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이야기]밀수(密輸) 없는 역사는 없다
  • 시사주간
  • 승인 2016.10.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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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영화기자]
'밀수'(密輸)는 '몰래 물건을 사들여 오거나 내다 파는' 비공식적이고 불법적인 매매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다. 직관적으로도 밀수라는 용어는 썩 좋은 어감은 아니다. 불법, 나쁜 짓, 범죄, 사회적 병폐…이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것이 밀수를 설명하는 모든 것일까? 만약 밀수가 문명을 전파했고 세계 권력을 좌우했으며 역사 자체를 바꿨다면 어떨까. 또 우리 모두가 그 넓은 세계의 일원이라면 또 어떠한가.

밀수는 우리 역사와도 무관하지 않다. 통일신라 흥덕왕 때 중국으로부터 차를 밀수해 들어온 김대렴과 고려 공민왕 시절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밀반입한 문익점이라는 두 분의 위대한 밀수꾼들이 있었다. 특히 문익점이 아니었으면 한반도에서 털가죽을 가진 짐승들은 씨가 말랐을 것이다. 역사에서 보면 다른 나라가 갖고 있던 고유의 자원이나 기술까지 밀수의 대상이었다. 김대렴이나 문익점의 경우에도 자원에 대한 밀수였다고 할 수 있다. 차와 면화가 가진 잠재력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밀수를 역사에 대입하면 놀랍도록 거대한 세계사가 펼쳐진다. 책 '밀수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은 세계 역사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언제나 감춰져야 했던 밀수의 역사를 다룬다. 시대의 흐름과 권력의 이동에 따라 합법과 불법을 오갔던 다양한 교역 금지품과 수많은 밀수꾼들을 죄다 불러내 이 은밀한 교역에 대해 스케일 큰 그림을 그려낸다.

사이먼 하비 교수는 밀수를 "무역과 경제의 역사이자 세계화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낭만' '반역' '권력'이라는 세 가지 프리즘으로 밀수의 세계사를 그려간다. 하비 교수는 "밀수의 낭만적인 측면과 정치적인 측면을 하나의 역사로 서술하는 일은 가능한가?", "밝음과 어두움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가?"라는 이율배반적 질문을 시작으로 이 방대한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 책은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예문아카이브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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