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박은지 부대표 사망…자살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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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박은지 부대표 사망…자살 추정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4.03.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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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2년 6월 진보신당 박은지 대변인이 국회 정문앞에서  '군부독재 잔당 의원 출입금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 / 진보신당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노동당 박은지 부대표가 8일 오전 사망했다.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박 부대표는 이날 오전 4시30분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박 부대표는 이미 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유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박 부대표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우울증을 겪었다는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빈소는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이다.

이용길 대표 등 노동당 지도부는 오후 2시부터 긴급회의를 열고 "발인 후 1주일을 고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 추모기간으로 정해 고인을 추모하고 고인의 유지를 되새기겠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박 부대표는 그동안 노동자, 민중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진보정당 운동에 헌신해 왔다"며 "박 부대표의 장례는 고인의 뜻을 기억하고 함께 이어가고자 노동당 부대표 사회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의 유지를 따르고자 하는 사회 각계와 함께 장례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추모식은 오는 9일 오후 7시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로비에서 열리고 영결식과 노제는 10일 오전 10시부터 노동당 중앙당사에서 열린다. 화장 후 유골은 10일 서울 추모공원에 안치된다.

박 부대표의 사망소식에 진보정당들의 애도성명이 이어졌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놀랍고 안타깝다. 하늘에서는 더없이 평안한 날들 누리시길 빈다"고 밝혔다.

같은당 홍성규 대변인도 논평에서 "독재 정권, 나쁜 정치 아래서 막다른 골목에 직면한 우리 서민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 근래에 유례없는 악랄한 진보세력 탄압 속에서 거꾸로 진보정치가 왜 꼭 필요한지 거듭 확인되는 시절"이라며 "길지 않은 생의 대부분을 진보정치에 헌신하셨던 고인의 황망한 죽음이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힘들고 괴로웠던 것들 다 두고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고인은 젊은 진보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진보와 노동자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열정적인 삶을 살아왔다. 고인의 생전 모습은 진보를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뜻을 남겼다"며 "정의당은 고인이 가고자했던 진보정치의 뜻이 우리사회에 꽃 피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무어라 할 말을 찾지 못하겠구려. 무겁디무거운 짐일랑 다 내려놓고 편히 가시게"라고 말했다.

같은당 노회찬 전 의원은 "세계 여성의 날이라고 장미 한송이 보냈는데 오늘 새벽 그대 떠났네. 미안하고 또 미안하네. 이제 근심걱정 없는 곳에서 영면하시게. 다시 만날 때까지 편히 쉬시게"라고 말했다.

1979년 서울 태생인 박 부대표는 서울지역 사범대학학생회협의회(서사협) 의장과 전국학생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서울 국사봉중학교 교사로 일하던 박 부대표는 2008년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8대 총선 동작을 김종철 후보 수행비서직을 수행했고 진보신당에서 서울 동작구당원협의회 부위원장, 진보신당 언론국장, 부대변인, 대변인, 19대 총선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2월에는 당 부대표로 당선돼 대변인까지 겸직했다.

박 부대표는 지난해 4월4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사망자 분향소 앞에서 분향소 철거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다 경찰에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박 부대표는 지난 1월17일 대변인직을 그만둔 뒤에는 부대표직만 맡아왔다.

대변인 사임 당시 박 부대표는 취재진에게 보낸 편지에서 "진보정치의 겨울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은 현재 노동당의 열악한 모습과 다르지 않다. 2012년 총선 패배 이후 원외정당이 된 상황에서 이제는 언론에서 노동당의 기사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 부대표는 또 "똑같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자 해도 국회의원 1명이 없는 노동당의 입장을 언론에 알리기 위해서는 몇십배의 노력이 필요했다"며 "비록 지금은 작은 원외정당이지만 노동당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작은 관심이라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언제나 '당신들이 한국정치의 희망'이라며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 달라'고 꾸짖어주신 기자님들의 애정과 질책 잊지 않고 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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