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외면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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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외면 받는 이유.
  • 시사주간
  • 승인 2014.04.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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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유입 규모 1억원에도 못미치는 실정.

▲ [시사주간=경제팀]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가 출시 한 달을 맞았지만 좀처럼 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특히 절반가량의 상품은 자금 유입 규모가 1억원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지난 16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소장펀드의 누적 계좌수는 총 14만9735개, 누적 판매잔고는 총 226억3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소장펀드는 펀드시장 활성화와 소득공제 혜택 제공을 위해 지난달 17일 자산운용업계가 야심차게 출시한 상품이다.
 
연간 총 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연간 납입한도인 600만원을 투자하면 24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에 따라 연말정산 때 약 4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가입 유지기간은 최소 5년이다.
 
당초 자산운용업계는 소장펀드에 연간 약 4조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기준 소장펀드 가입대상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799만여명"이라며 "가입률을 20%로 가정하고 납입액을 월 평균 20만원으로 산정하면 연간 3조8000억원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한 달에 약 3330억원이 들어와야 하지만 실제 자금 유입 규모는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다양한 소장펀드가 판매되고 있지만 펀드 가운데 절반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 14일 기준 53개 소장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액이 1억원 미만에 그친 상품은 총 26개에 달했다. 절반 가까운 상품에 돈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펀드에만 자금이 몰렸다. 한국투자밸류자산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형)'에는 72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채권혼합형)'에는 26억원으로 약 1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밖에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31억원)과 '신영고배당'(8억원),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19억원)과 'KB가치배당'(7억원) 등으로 전반적으로 자금 유입 상황이 부진하다.
 
전문가들은 소장펀드의 자금유입 저조 원인으로 '까다로운 가입요건'을 꼽고 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입조건인 급여 5000만원 이하 소득층은 대부분 여유 자금이 없다"며 "자금이 있더라도 주식이나 펀드 같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유동성 또한 중요한데, 5년간 돈을 뺄 수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가입 대상자 범위는 늘리고, 가입 유지기간은 줄이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장펀드가 '적립식' 성향이 큰 만큼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장펀드는 대부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장기적으로 저축하는 펀드인 만큼 자금이 대거 유입되기보다는 꾸준히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 본부장은 "소장펀드는 소득공제를 받는 상품이기 때문에 연말 시즌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며 "출시 한 달 밖에 안 된 상황에서 '흥행 실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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