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심한 생활난에 미신행위 늘자 여맹원들에 ‘경고’
상태바
北 극심한 생활난에 미신행위 늘자 여맹원들에 ‘경고’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6.22 10:31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점-사주팔자-액풀이 등 의존 주민들 부쩍
최근 주민들 모아놓고 미신근절 해설담화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에 말려든다

  

북한 여맹원들이 같은 복장 차림으로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최근 식량난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이 점이나 사주팔자, 액풀이 등에 의존하는 미신행위가 늘자 당국이 여맹원들을 대상으로 미신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양강도 백암군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읍사무소 회의실에서 미신행위를 근절할 데 대한 해설담화가 있었다”며 “당국은 여성들이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에 말려드는 미신행위를 절대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해설담화는 중앙의 지시에 의해 하달되는 간단한 대중 선전사업의 하나로 장소의 제한 없이 진행하는 선전사업이다. 

소식통은 “해설담화는 미신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사람 중에 부양생활을 하는 가정부인들이 많다고 지적했다”면서 “여성들이 미신행위에 빠지면 가족들까지 미신에 물 젖어 온 집안이 적들의 책동에 놀아나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설담화는 여러 미신행위 사례를 통보했다”며 “악성 전염병 사태가 끝난 후 첫해 봄인 지난 4월과 5월 많은 결혼식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결혼식이 ‘손이 없는 날(어떤 나쁜 운이 없는 길일)’에 진행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나쁜 팔자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점쟁이의 말을 듣고 자기 집마당에 있는 과일나무를 잘라버리거나 조상묘 주변에 있는 나무를 마구 찍어버렸다는 내용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이 병을 고친다고 하면서 병원에 가지 않고 점쟁이를 찾아다니고 있는 사례도 통보됐다”며 “지금의 생활상 어려움을 해결한다면서 액막이를 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고 강조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해설담화에서) 손금, 관상, 직성(나이에 따른 타고난 운명), 궁합, 액막이 등 미신에 빠진 여성들의 사례가 나왔다”면서 “병을 고친다며 병원에 가지 않고 점쟁이를 찾아다니거나 액막이를 한다고 하면서 돈과 물건을 공원이나 길가를 비롯한 여기저기에 뿌리다가 적발된 여성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내 주변에도 생활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도를 찾는다고 점쟁이를 찾아가는 여성들이 몇 명 있다”며 “최근 생활이 어렵고 앞날에 대한 희망도 없다 보니 사람들이 미신이라도 믿으며 자신을 달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SW

ysj@economicpost.co.kr

Tag
#북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