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을 일깨웠던 푸바오, 그리고 '푸바오 할아버지'
상태바
순수함을 일깨웠던 푸바오, 그리고 '푸바오 할아버지'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4.04.08 11:40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푸바오(왼쪽)와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 (사진=뉴시스)
푸바오(왼쪽)와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지난 3일,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용인 에버랜드에서, TV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았던 푸바오였기에 이날 열린 환송 행사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푸바오를 전송하려는 일반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이상일 용인시장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까지 전송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화제가 된 인물은 바로 푸바오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돌봐온 강철원 사육사였다. '푸바오 할아버지', '강바오'로 불리었던 강철원 사육사는 전날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푸바오와의 동행을 결정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 공주는 오늘 새로운 '판생'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난다. 푸바오는 이모, 삼촌들을 영원히 기억할 거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었던 푸바오. 덕분에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던 네가 먼저 여행을 떠나는 날이야. 네가 새로운 터전에 잘 도착할 수 있게 할아버지가 곁에 있을게. 너는 어느 곳에서나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너도 그곳에서 멋지게 적응해줘. 너는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우리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 할아버지에게 와줘서 고마워".

강철원 사육사는 이날 푸바오와 중국까지 동행한 뒤 5일 푸바오와 작별했다. 그는 3일 '말하는동물원 뿌빠TV'를 통해 새로운 사육사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푸바오는 정말 예쁘고 착한 아이다. 우리 푸바오는 장난치는 걸 되게 좋아한다. 눈밭에서 데굴데굴 구르는 것도 좋아하고, 가을에 낙엽들을 모아주면 거기서 장난치는 걸 아주 좋아한다. 편식도 하지 않고 대나무도 잘 먹는다. 머리가 좋아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밀당을 하기도, 떼를 쓰기도 한다. 그럴 때 미워하지 말고 원하는 게 뭔지 잘 맞춰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면 고맙겠다".

푸바오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 어미 '아이바오'와 아비 '리바오'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행복을 주는 보물(福寶)'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1354일 동안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푸바오는 '용인 푸씨', '푸공주' 등의 애칭을 얻었고 명예 용인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태어난 판다는 만 4세 이전 중국으로 이동해야하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에 의해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됐다.

푸바오를 돌봐왔던 강철원 사육사도 SBS 'TV동물농장'과 '푸바오와 할부지' 등 방송을 통해 '푸바오 할아버지'라는 애칭을 얻었다. 

푸바오의 송별 행사에 수천명의 시민들이 오고 푸바오 이야기가 언론에 전해지는 것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푸바오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순수함'을 일깨웠던 시간이었고 그것을 찾게 해준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받아준다면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와 각종 비난으로 얼룩지고 있는 세상에 잠시나마 숨을 고를 수 있게 해 준 것. 바로 푸바오와 강철원 사육사의 이야기였다. SW

hcw@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