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재래시장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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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재래시장 북적북적.
  • 시사주간
  • 승인 2014.09.0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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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용품 값싸게 준비하려는 시민들 발길 이어져.

[시사주간=사회팀]
  활기넘친 재래시장,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4일 오후 서울 청량리종합시장은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로 가득찼다.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인 탓인지 재래시장에서 질 좋은 제수용품을 값싸게 준비하려는 시민들의 발길도 북적였다.

과일과 채소, 정육점 등 백화점을 방불케 할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한 골목은 상인과 시민들로 꽉 들어차 발디딜 틈 없었다.

채 가시지 않은 더위와 북적북적한 시장 열기 때문에 연신 부채질을 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가게에 설치된 선풍기도 쉴 새 없이 돌아가며 후텁지근한 공기를 밖으로 밀어냈다.

시민들은 사과와 배 등 차례상에 올릴 과일이 담긴 비닐봉지를 양손 가득히 들고 시장 골목 곳곳을 누볐다. 제법 무거울만도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 반가울 친척들 생각 때문인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 20대 여성은 사과 한 박스를 들고 인파 속을 헤치며 시장 골목을 빠져나갔다. 힘이 드는 듯 잠시 멈춰 쉬기도 했지만 선물 받을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인지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과일 뿐만 아니라 생선과 건어물, 고기까지 제수용품을 한번에 마련하려는 듯 등산 가방을 등에 멘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작은 손수레를 준비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상점 한곳 한곳을 들를 때마다 이들의 가방과 손수레가 묵직해졌다.

상인들도 바구니에 과일 3~4알씩 담아 골목골목에 좌판을 깔고 이들을 맞았다. 정육점에는 고깃덩어리들이 선홍빛 자태를 뽐냈다. 입을 '떡'하니 벌린채 차곡차곡 쌓여있는 조기는 자신을 데려갈 주인을 기다리는 듯 했다.

상점에 시민들이 쉴 틈 없이 몰려들자 상인들의 손길이 덩달아 분주해졌다. 이것저것 가격을 물어보는 사람, 흥정을 하는 사람이 서로 뒤엉켜 정신없는 가운데서도 이들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시장 곳곳에서 과일 한 알, 밤과 대추 한 움큼이라도 더 가져가려는 시민들과 "그렇게 주면 남는게 없다"는 상인들의 입씨름이 이따금씩 벌어졌다.

한 40대 여성은 자신이 산 도라지를 상인이 저울에 올려놓자 혹여라도 무게가 적진 않을까 걱정하는 눈빛으로 저울 바늘 끝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반면 한켠에서는 한 상인이 배 한 알을 더 담아주며 재래시장 특유의 넉넉한 인심을 주고 받는 모습도 있었다. 덤을 얻은 한 30대 여성은 "많이 파세요"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떨이요. 떨이! 한 바구니에 무조건 1000원!"

오후 6시께에 다다르자 시장의 물건들이 동이나기 시작했다. 상인들의 '떨이'를 외치는 목소리가 더욱 우렁차게 시장 골목에 퍼졌다. 한 20대 상인은 하루종일 목청을 높인 탓인지 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한 50대 여성은 과일과 채소를 사는데 여념이 없었다. 손에 들고 있던 시장바구니가 순식간에 두둑히 채워졌다.

상인들과 시민들 모두 반갑게 추석을 맞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불경기를 걱정하던 상인들의 주름살이 모처럼 만에 활짝 펴진 듯 보였다.

10년째 과일장사를 하고 있는 이모(53·여)씨는 "불경기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난해 추석이나 올 설과 비슷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이번 추석을 계기로 경기가 더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8년째 채소를 팔고 있는 강모(40)씨는 "매상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북적북적한 시장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양주시에서 장을 보러 나온 김모(44·여)씨는 "예년보다 이른 추석이라 동네 마트나 시장에는 햇 대추나 밤, 감 등이 없어 이곳까지 나왔다"며 "싸고 좋은 물건이 많아 명절에는 발품을 팔아서라도 꼭 청량리종합시장에서 장을 본다"고 웃어보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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