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업장 보고서' 반대목소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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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작업장 보고서' 반대목소리 왜!
  • 강대오 기자
  • 승인 2018.04.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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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강대오 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 분야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공개 여부를 놓고 고용노동부와 소송전 등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국가산업 핵심 전략 문제''라며 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 관련 전문가들은 고용노동부의 공개 강행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근로자의 노동과 인권 문제도 외면할 수 없지만, 작은 정보로도 기술 격차가 줄어들 수 있는 반도체 산업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용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10일 "산업 전반에 대한 사항은 산업부에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공개하는 게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삼성도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때 작은 정보를 얻게 되면 관련 내용을 추론해 경쟁 기업들을 따라갔던 경험이 있다"며 "그래서 직접적으로 영업기밀을 포함하지 않아도 유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포괄적으로 영업기밀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빅테이터를 하려해도, 인공지능을 하려고 해도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메모리 반도체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산업경쟁력이 있는게 메모리 반도체"라며 "중국은 지금도 반도체 산업을 쫓아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헤게모니가 프로세서에서 메모리로 넘어오면서 미국도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기업들이 다시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제일 걱정되는 것은 인력유출과 정보유출"이라며 "공장의 위치라든가 배치, 화학물질이라든가 사소한 하나의 정보라도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협회 상무는 "반도체 산업은 국가핵심기술이자 핵심전략 산업"이라며 "이번 보고서 공개 결정은 단순히 삼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가차원의 문제"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공개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대상과 범위를 한정해 국가산업의 피해를 줄여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번 정보 공개는 일반인들은 알아듣기 어렵지만 경쟁 기업은 핵심 정보가 될 여지가 있다"면서 "피해자 측의 전문가 집단하고 기술관련 전문가 집단이 같이 모여서 폐쇄형 위원회를 구성해 내부조사를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외부로의 유출은 막아야하지만 공개되지 않는 재판 자료로는 쓰일 수 있다"며 "작업환경 연구를 국가가 기업 차원에서 지원해 추후 근로자의 건강이 다치지 않게 힘을 모으자"고 제시했다.

한편, 고용부는 작업환경 보고서는 일하다 질병을 얻은 노동자의 산재 입증을 위해 꼭 필요한 자료이기에, ‘영업상 비밀’이라 해도 노동자의 생명·신체와 직결된 정보라면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작업환경 보고서가 반도체 라인, 공정 배치 순서 등을 담고 있는 기밀 내용임을 우려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산자부에 공식 질의했다. 산업부는 민간 전문가로 이루어진 전문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한 뒤 장관이 위원장인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 핵심기술 해당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SW

kdo@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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