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만남' 남북미 정상, '깜짝 성사' 북미정상회담, 반전의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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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만남' 남북미 정상, '깜짝 성사' 북미정상회담, 반전의 주말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9.06.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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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마친 후 자유의집을 나서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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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채원 기자] 66년만에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됐다. 
 
30일 오후 3시 46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났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각 앞 북측 경비구역으로 이동했고 다시 남측 군사분계선으로 넘어와 자유의집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최초로 북한 땅을 밟은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됐다.
 
이후 자유의집 앞에서 두 정상과 문재인 대통령이 만나면서 남북미 정상이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만나는 역사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 기자회견에서 "나도 판문점에 초대를 받았지만 오늘 중심은 북미 대화다. 오늘은 북미간 대화에 집중하기로 하고, 남북 대화는 다음에 다시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자유의집에서 마주앉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어제(29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 (DMZ 회동 제안)에 깜짝 놀랐고 오후 늦게야 정식으로 보고를 받았다. 우리가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이런 상봉이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라면서 "북남 분단의 상징으로 나쁜 과거를 연상케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 관계인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한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김정은 위원장이 오지 않았다면 민망할 뻔했다. 우리가 만난 것 자체가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선 것은 대단한 영광이며 김 위원장이 '위대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관계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면서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회동은 당초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뒤 15분 정도 환담을 하고 헤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자유의집으로 들어선 이후 취재진을 내보내고 약 한 시간 가까이 대화가 진행되며 사실상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오후 4시 52분 회담 종료 후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집을 나왔고 김정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각으로 돌아갔다. 김정은 위원장은 밝은 표정으로 문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유의집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오늘은 전설적이고 역사적인 날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속하게 반응해서 기쁘고 문 대통령도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했다. 이미 중요한 성과를 냈다"면서 "앞으로 2~3주간 실무적인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스티브 비건 대표가 잘 이끌어갈 것이다. 언론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도했지만 하노이 회담을 통해 다시 만남이 이루어졌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노이 같은 결과도 필요에 따라 우리가 감수할 때가 됐다. 양측 실무팀이 만나 조율할 것이다 "라고 밝혔다.
 
그는 "이전 북한 측 주요 협상자들이 생존해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싶지만 지금은 계속 유지하려한다. 협상을 하다보면 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접근에 경의를 표한다. 오늘 만남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넘었다는 생각이다. 우리 겨레에 큰 희망을 줬다. 빠른 시일 내에 실무협생에 돌입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트위터 제안과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 남북미 3국 정상의 만남과 남측 지역인 자유의집에서 깜짝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뤄지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한미-북미회담의 주말이 마무리가 되고 있다.
 
최근 난민 문제로 또다시 위기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내년 재선 성공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북한과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트위터 제안과 더불어 기자회견 내내 미국 언론을 공격하면서 "오바마 대통령 때였으면 전쟁이 났을 것이다", "내가 집권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등의 자화자찬 발언도 이와는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하며 '자력갱생'까지 각오했던 북한이 이번 대화에 응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이 '당장은 아니지만 협상을 하다보면 제재를 풀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인 점이 북한에게는 '태도 변화'의 조짐으로 보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남한에게 '중재자'보다 '당사자'가 될 것을 요구했던 북한인만큼 이를 계기로 남북간의 대화의 문을 다시 열 가능성이 나온다.
 
또한 한국은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다시금 세계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오늘은 북미의 만남이 먼저'라면서 뒤로 물러선 점과 북미 회담을 남한 지역인 자유의집에서 치렀다는 점에서 다시금 '피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했다는 데 의의를 가질 수 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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