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번엔 울산서 생활고 40대男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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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번엔 울산서 생활고 40대男 자살.
  • 시사주간
  • 승인 2014.03.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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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도 못내.
▲ [시사주간=사회팀]

"사장님 전기세를 못 냈으니 대신 내주셨으면 합니다"

생전에 친분이 있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전기세를 내달라고 했던 울산 북구 신천동 거주 윤모(46·남)씨가 지난 5일 자신이 몰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주위로부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윤씨의 주검은 북구 신천동의 한 주택가 공터에 주차된 엘란트라 승용차에서 발견됐다. 당시 차 안에서 타다 남은 번개탄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6일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이후 모방 자살이 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복지사각지대 논란이 일고 있다.

빵 가게를 운영했던 김모(63·여)씨는 윤씨와 8년 동안 함께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씨가 사망하기 전에 남긴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며 비통해했다. 김씨는 윤씨의 사망 첫 목격자이기도 하다.

김씨는 지난 5일 정오 무렵 윤씨집으로 가다가 윤씨의 차를 발견해 다가섰다가 숨진 윤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6일 김씨는 "숨진 윤씨는 제과점에서 일할 때는 일정한 급여(200만원~250만원)를 받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말수가 적은 편이었으나 온순하고 주위 힘든 사람을 돕는 데 적극적이었다. 특히 제빵 기술이 뛰어나 좋은 인상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과점을 그만둔 뒤 윤씨가 어렵게 사는 처지를 알고 난 뒤 간간이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윤씨는 제과점을 그만둔 뒤 5년여 동안 단순 일용직으로 일했다. 점점 건강이 악화해 지난해 뇌졸증 판정을 받았다. 일하지 못하면서 한 달 20만원인 월세도 밀리기 시작했다.

방세는 물론 각종 공과금이 밀리기 시작하자 윤씨의 이웃사람들은 딱한 윤씨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권유했다. 이에 윤씨는 지난 1월 동주민센터를 찾아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오래전 헤어진 부모와 형제가 살아있다는 점이 조사과정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윤씨는 기초생활수급자보다는 다소 사정이 나은 사람에게 복지혜택을 주는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됐으나, 고향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사망하기 1달 전에는 병색이 완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진주에서 1달여 지내다 지난 4일 울산으로 돌아와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윤씨를 오랫동안 지켜본 김씨는 "윤씨에게는 아픈 가족사가 있다. 1달 동안 고향집에서 지내면서 아마 자신이 설 자리가 없어서 다시 울산으로 돌아왔을 것"이라며 "울산으로 돌아온 지 하루 만에 자살을 선택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병과 생활고 비관 자살 사건이라고 하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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