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돌아선 민심, 제주 제2공항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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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돌아선 민심, 제주 제2공항의 앞날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2.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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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70% 찬성'과 전혀 다른 결과, 국토부 제주도 '당혹'
예정지 성산읍만 찬성 높아, 도내 찬반 갈등 우려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우려로 마음 바뀌어" 분석
지난 10일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관계자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공항 건설 반대에 동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관계자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공항 건설 반대에 동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놓고 도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일단 "참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도민들의 반대 여론이 더 높다는 점에서 공항 건설을 재조정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18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은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의 의뢰로 제주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제2공항 건설 찬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반대가 47%, 찬성이 44.1%가 나왔고 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에서는 반대가 51.1%, 찬성이 43.8%가 나와 반대가 더 많았다. 

한국갤럽은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2019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2% 포인트)과 성산읍 주민 504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 포인트)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엠브레인퍼블릭은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2000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19% 포인트)과 성산읍 주민 500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8% 포인트)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토교통부가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제출시,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제2공항 건설 추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목을 받았다. 특히 여론조사를 앞두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찬성'을 선택하도록 촉구하는 피켓 거리홍보를 진행하고 이를 두고 민주당이 "특정 입장을 도민에 강요하는 몰상식한 행태를 보이며 제주 공동체 복원을 위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정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찬성'을 당론으로 결정한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여론조사를 앞두고 "제주 제2공항 추진이 좌초되면 연륙교통 인프라 확충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 찬성의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2015년 11월 정부에 의해 입지예정지가 발표된 이후 6년이 지났음에도 착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책 결정과 관련된 법적, 행정적 절차들을 모두 합법적으로 거쳤는데도 문재인 정부는 '도민 여론 수렴'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추진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이 '반대' 의견을 더 많이 내면서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주목되고 있다. 예정지인 성산읍의 경우는 찬성 의견이 더 높았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반대 의견이 높았다는 점에서 지역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 후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조사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있는 그대로 신속하게 전달하겠다. 국토교통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며 일단 공을 국토부에 넘겼다. 국토부 역시 고민이 깊어진 상황에서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아직은 조심스럽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와 제주도가 모두 이 결과를 '뜻밖'이라고 받아들인 이유는 제2공항 건설이 제기된 2015년만 해도 찬성이 70%를 넘을 정도로 도민들이 큰 기대를 가졌지만 5년 만에 정반대의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제2공항 건설을 계기로 제주도내에서 개발 열풍이 불면서 교통체증, 주차난, 쓰레기 문제, 하수 역류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를 우려한 도민들이 하나둘씩 공항 건설 반대로 마음을 바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도민은 2공항 반대를 선택했고 대량 관광개발 중심의 난개발을 반대했다"면서 "국토부는 도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약속대로 도민의 뜻에 따라 2공항 건설사업 백지화를 즉각 선언해야한다"고 밝혔다.

반면 제주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는 역시 19일 기자회견에서 "성산읍 주민의 60%가 공항 건설에 찬성했고 전체 도민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내의 반대와 근소한 차이의 반대로 나왔지만 이로 인한 국책사업 중단이나 변경은 있을 수 없다"면서 국토부가 공항 건설을 강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회는 22일 임시회의에서 '도민통합'을 촉구했지만 의회 내에서도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상반된 의견을 내놓으면서 갈등을 표면화시켰다. 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성산읍과 이를 반대하는 지역들간의 갈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주도나 정부가 결정을 내려야하지만 어떤 결정을 내려도 후폭풍이 거세다는 점이 결정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항 건설 등 개발 중심의 정책을 벗어나야한다는 주장이 차츰 힘을 얻고 있다.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이 지속되고 특히 코로나 사태, 기후위기 등이 모두 환경오염에서 발생한 것으로 사람들이 인식하면서 과거의 개발, 건설 위주의 정책은 오히려 주민들의 갈등을 부추겨 지역을 망치고 기후위기를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지난 19일 성명에서 "2015년 중국인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던 제주도는 2017년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2020년 전대미문의 코로나 시대에는 새로운 삶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5년동안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로 인해 평화의 섬이 아닌 갈등의 섬이 되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탐욕과 이기심으로 끌어온 무분별한 개발 논리를 이제 접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19일 논평에서 "각종 난개발과 과잉관과응로 넘쳐나는 쓰레기와 환경오염으로 도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졌다. (여론조사 결과는) 난개발보다는 환경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제주를 만들라는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갈등 해소를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인 만큼 제주도는 도민 갈등 해소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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