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도 의대 증원에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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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의대 증원에 협조하라
  • 시사주간
  • 승인 2023.10.1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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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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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1000명 이상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각지역 지자체와 대학들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감과 더불어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도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지역 의료 불균형 문제는 장기간 논란이 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 정부의 비모험적 정책과 의료기관 단체들의 지속된 외면으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전국 많은 대학들이 의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의대정원은 2000년 3507명이었으나 의약분업 등으로 서서히 줄어들어 2006년에는 오히려 3058명으로 줄어드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은 내부에서 자성이 일어났다. 복지부는 지난 1월부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함께 의정(醫政) 간 협의기구인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 의사인력 확충이 포함된 필수‧지역 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의협은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천명했다. 파업까지 내비치면서 의대정원 증가가 ‘의대 올인원’ 현상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뭐 틀린말은 아니다. 그러나 정확히 맞는 말도 아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고 인기가 있으면 몰려드는 법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는 의료계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대부분의 분야가 다 그렇다. 따라서 인력을 늘리면 안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인력을 늘리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더 받고 더 쉬고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면 좋았지 나쁠 일은 크게 없다. 다만 밥그릇이 작아진다는 점이다. 솔직히 의사들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실력을 가진 젊은 의사들이 늘어나면 기존 의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게 된다. 독점적 지위가 위협받게 되고 경쟁이 치열해지게 될 것이다. 의대생들은 성형외과 등 이른바 인기학과들로 몰리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며 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등 필수의료분야는 더욱 파리를 날리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의사들은 전문의사 지망생 확대방안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의대생을 더욱 늘리는 방법이 더 좋지 않을까. 인기학과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비인기학과로 방향을 트는 학생도 생길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 성형외과가 10군데 있고 산부인과나 내과가 한 군데 있다면 이곳을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학과를 정해서 입학을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전체주의나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산부인과 의사가 극히 부족해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상태보다는 낫다. 또 응급환자가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가 사망하는 일보다도 낫다.

지금 국내 의료계는 극심한 의사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지방에서는 수억원대의 연봉을 제시하지만 오려는 의사가 없다. 지방환자들은 속속 서울로 몰린다. 서울 아산병원을 비롯해 ‘빅5′로 불리는 서울 대형 종합병원 등의 인근에는 이른바 ‘환자촌’이 형성됐다고 한다. 이런 의료 원정은 눈물겹다. 경제적 부담 뿐 아니라 함께 하는 가족들 모두가 동반 고생길이다.

현재 한의사를 제외한 임상 의사수는 인구 1000명당 2.1명으로 OECD국가 평균 3.7명에도 못 미친다. 의사 수를 하루라도 빨리 늘려야 한다. 의사단체들도 대의를 위해 협조해 주기 바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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