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이라는 먼 길을 가야하는 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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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이라는 먼 길을 가야하는 인요한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10.3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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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사진=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지난 23일 오전, 국민의힘이 '특별귀화 1호'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했다. 국민의힘은 인 교수의 참신성, 인 교수 일가와 한국, 특히 호남과 인연 등을 강조하면서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의 집안이 4대째 한국에서 의료봉사를 한 점, 호남(전남 순천) 출생, "좌익진보는 철이 안 든 로맨티스트"(지난 8월 국민의힘 '국민공감') 발언 등으로 표출된 보수 성향 등이 그가 혁신위원장으로 지목된 이유였다.

인요한 위원장은 임명 직후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한다. 많이 바뀌어야한다. 변화하고 희생할 각오로 많은 사람이 내려와야 한다"며 당의 강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람의 생각은 달라도 미워하지 말자는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리고 26일, 혁신위를 이끌 혁신위원 12명의 명단이 발표됐다. 12명 중 7명이 비정치인이자 여성, 2040세대가 8명으로 과반을 차지한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파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성중 의원,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당내 활동 전력이 있는 인사들이 혁신위원으로 임명되고 여기에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포함되면서 '돌려막기', '셀프 공천혁신' 등의 비판도 나왔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들과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할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거침없이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대표가 인 위원장을 내정하면서 "혁신위에 전권을 맡기겠다"고 한 만큼 인 위원장과 혁신위가 당을 어떻게 변화시킬 지 주목되는 상황이었다. "쓴 약을, 꼭 먹어야 할 약을 조제해 바른 길을 찾아가겠다"는 것이 그의 약속이었다.

여기에 그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지도 높은 영남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험지에 와야한다. 영남 쪽에는 이제 상당히 쉽게 당선되니 세대교체도 하고 젊은 사람들이 들어가야한다"면서 당의 강한 변화를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은 지난 28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험지 출마는) 누구를 특정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당과 선대위가 결정해야한다"면서 "공천 룰을 혁신위가 결정하고 험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모두 '정치집회', '정쟁'이라는 핑계로 참석을 거부한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참석을 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추도식에서 그는 발언도 사과도 없었고 이는 곧 '눈치보기'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지난 25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에게 혁신위원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기현 대표에게 '사퇴하라'라고 할 정도의 혁신안이 나오지 않으면 혁신위가 큰 의미가 없다. 제가 혁신위원 임명장을 받고 들어가서 김기현 대표를 끝내야한다고 말하는 것도 사실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힘이 인요한 위원장의 영입으로 일단 한시름을 놓을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 일주일간 인 위원장과 혁신위의 모습을 보면 기대감보다는 '될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부분도 존재하고 있다. '혁신'이라는 먼 길을 걸어야하는 것이 지금 인 위원장의 상황이다. SW

ljm@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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