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돌아온 '비틀즈', 그들이 보여준 마지막 '완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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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돌아온 '비틀즈', 그들이 보여준 마지막 '완전체'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3.11.0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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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사진=AP/뉴시스)
비틀즈. 사진=AP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지난 2일 밤, '전설의 밴드' 비틀즈의 마지막 신곡 '나우 앤드 덴'(Now And Then)'이 공개됐다. 특히 이 곡은 1980년 총격으로 사망한 존 레논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하고 2001년 사망한 조지 해리슨의 연주가 덧붙여지면서 그야말로 마지막 '완전체'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전세계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안겼다.

이 곡은 1977년 존 레논이 피아노 반주에 목소리를 얹은 미완성 데모곡이었으며 존 레논 사후 1994년, 아내 오노 요코가 나머지 멤버들에게 이 노래가 담긴 데모 테이프를 넘기며 복원이 추진됐다.

하지만 몇몇 구간에서 레논의 목소리가 피아노 반주에 묻혔고 음향 분리 기술이 없었기에 음반 발매까지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1996년 신곡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와 '리얼 러브(Real Love)'가 공개되면서 비틀즈 붐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이 곡은 복원에 실패한 채 계속 묻혀져야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21년 다큐멘터리 <비틀즈 : 겟 백> 제작 과정에서 그동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활용 오디오 복원 방법을 찾게 되면서 다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렇게 존 레논의 목소리가 깔끔하게 분리됐고 1995년 녹음된 조지 해리슨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 그리고 새로 녹음된 링고 스타의 드럼 연주와 폴 매카트니의 피아노 연주,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의 코러스가 담기면서 마침내 완전체의 곡이 탄생했다.

특히 30대에 멈춰 버린 존 레논과 이제 80대가 된 폴 메카트니가 함께 '사랑한다'는 말을 겹쳐 부르는 순간은 반 세기가 넘는 시간을 뛰어넘어 동료로, 친구로 다시 만난 두 거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링고 스타는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가 실제로 같은 공간에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존이 마치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엄청났다"고 밝혔고 폴 매카트니는 "컴퓨터 신호음이 몇 초간 나오더니 드디어 레넌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 선명하고 깨끗했다. 여기에 다른 멤버들의 연주까지 더해지니 진정한 비틀스의 노래가 탄생했다"고 회상했다.

이 곡이 공개되자마자 유튜브 조회수가 5백만 회를 넘어설 정도로 팬들의 관심을 끌었고 비틀즈를 추억하는 팬들은 물론 이들을 잘 모르는 젊은 층도 비틀즈의 전설을 새롭게 알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AI가 이미 세상을 떠난 가수들의 목소리를 복원해 새로운 노래를 들려주는 시도를 하고 있고 이를 두고 '다시 살아난 느낌을 준다'는 평과 '추억은 추억으로 남길 때 아름답다'는 평이 맞서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과거에 살리지 못했던 곡들을 살리고 이로 인해 '전설'이 과거가 아닌, 지금도 살아숨쉬고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비틀즈의 부활과 이에 열광하는 팬들을 보면서 생각해본 것이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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