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출산, 중세 흑사병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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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저출산, 중세 흑사병 수준"
  • 박지윤 기자
  • 승인 2023.12.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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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차관, 전문가·청년 부부 의견 청취
"인구정책기획단 회의 거쳐서 정책화"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해외에서 '유럽 중세 흑사병'에 비유해 국내 상황을 우려할 정도로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효과적 해법을 찾기 위해 전문가·청년 부부·기업 등과의 릴레이 대화를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6일 오전 7시30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저출산 현상 원인과 대응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올 3분기(7~9월)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통상 연말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고려하면 4분기는 0.6명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지난 7월 EBS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을 보며 "한국 완전히 망했다"고 우려했으며,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인구 감소 속도가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 시기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전문가 자문회의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출산·양육 지원을 비롯해 경제·사회·문화 전반의 구조적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자문회의에는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등 인구정책 분야에서 오랜 연구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과 교수,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박영관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 황인도 한국은행 거시경제연구실장도 자리했다.

청년 부부들과는 다양한 가정 형태에 따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이른바 '패밀리스토밍(Family Storming) 간담회'를 연달아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7일 무자녀 가구를 시작으로 미혼가구, 1자녀가구, 다자녀가구, 비혼가구 순으로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는 제시된 대안들을 저고위 산하 상시 협의기구인 '인구정책기획단' 회의 등을 통해 관련 부처와 협의해 신속히 정책화할 예정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정부는 지금의 저출산 현상을 '청년들의 비명'으로 인식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전문가들, 청년들과의 대화 속에 참신하고 꼭 필요한 정책들이 제안되고 사회적 공론화와 정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사회가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 저출산 극복의 동력이 생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의 상황이 특별한 위기인 만큼 특별한 전략이 나올 수 있도록 코로나19 중대본과 같이 인구위기를 극복해 볼 수 있는 범국민 협의체가 필요한 시기"라고도 덧붙였다.

홍석철 저고위 상임위원은 "한국의 초저출산 현상을 외국에서는 중세의 흑사병이 가져온 인구감소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우리는 모든 역량을 집결해 저출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며, "국가의 존망에 대한 문제라는 냉정한 인식을 바탕으로 실제 우리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과감한 결단과 실천을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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