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캠핑장 소리없는 암살자 '일산화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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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캠핑장 소리없는 암살자 '일산화탄소'
  • 박지윤 기자
  • 승인 2024.01.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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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내 장작, 조개탄 등 화로 사용 삼가야
가스, 등유 난방기기 사용에도 각별한 주의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텐트 상부에 설치해야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겨울철 캠핑을 떠났다가 텐트 안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는 데다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4년간 텐트 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19에 신고한 건수는 총 114건으로, 이중 심정지 건수는 6건에 달했다.

겨울철 캠핑 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7일 국립소방연구원은 일련의 실험을 통해 △텐트 내 장작과 조개탄 등 화로 사용을 절대 삼가고 △가스, 등유 등 난방기기 사용에도 각별히 주의하고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텐트 상부에 설치할 것을 당부했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우선 텐트 내 화로와 난방기구의 효과적인 설치 위치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텐트 내 난방기기 재료에 따른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탄소 발생 정도를 실험을 실시한 결과, 장작과 조개탄을 넣은 화로의 경우 텐트 내 모든 위치에서 일산화탄소 최대 측정농도인 500ppm으로 나타났다.

특히 돔 텐트 내에서는 화로에 장작과 조개탄을 넣은 후 불과 45초만에 500ppm에 도달했다. 일산화탄소 농도 400ppm에서는 1~2시간 후 두통이 발생하고, 1600ppm에서는 2시간 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화롯대 등에서 사용한 목재·석탄류는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텐트 내부 사용은 절대 삼가야한다"고 당부했다.

가스와 등유를 사용하는 난방기기의 경우 일산화탄소보다 이산화탄소의 위험성이 더 높았다. 일산화탄소 농도는 공기 중 허용농도인 50ppm 미만으로 확인됐으나, 이산화탄소가 급증해 최대 4만5000ppm(공기 중 4.5%)에 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가 되면 심박수 및 혈압이 증가하고, 5%에서는 어지러움, 두통, 호흡곤란의 증상이 나타나며, 8%가 되면 의식불명과 사망 가능성이 높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일산화탄소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위험에 이를 수 있다"며 "겨울철 텐트 내에서는 가스, 등유를 사용하는 난방기기 사용에도 주의가 필요하며, 부득이 사용하는 경우 주기적으로 환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산화탄소 경보기의 효과적인 설치 위치를 검토하는 실험 결과, 경보기를 상단(천장)에 설치했을 때 가장 빠른 반응을 보였으며 하단(바닥)에서 가장 반응이 늦었다.

일산화탄소는 단위부피 당 질량이 산소보다 작고 부력에 의해 상승하므로 텐트 상부에 설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위험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립소방연구원 구동욱 원장직무대리는 "일산화탄소는 보이지 않는 암살자로 불릴 만큼 위험 상황을 인지하기 어렵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텐트 내 장작, 조개탄 등 화로 사용은 삼가고, 이산화탄소 위험성이 실험을 통해 검증된 만큼 가스, 등유 난방기기 사용에도 각별히 주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텐트 상부에서 가장 신속한 반응을 보이는 만큼 적정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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