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마포을 출마선언', 벌써 불안해진 김경율의 자리
상태바
갑작스런 '마포을 출마선언', 벌써 불안해진 김경율의 자리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4.01.22 07:24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왼쪽)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진=뉴시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왼쪽)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자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를 서울 마포을 후보로 발표한 것을 두고 지난 주 내내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밀어주기 논란'으로 인해 지역 예비후보들이 크게 반발한 것은 물론 이른바 '김건희 명품백 논란'과 아울러지며 대통령실과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구 의원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개딸 민주주의, 운동권 특권정치의 상징'이라고 비난하면서 "4월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김경율 비대위원이 나서겠다고 했다.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 평생 싸워왔다"며 김경율 위원이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는 마포을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성동 전 의원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김 위원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김성동 위원장은 "신년 초에 잘하라는 격려의 자리로 알고 왔는데 비수를 그냥 꼽았다. 아주 깊은 유감"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경율 위원은 19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포을은) 제가 가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상징적인 의원인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에 누구든지 출전을 시켜야하는데 다들 안한다고 했다. 아무도 안 하면 내가 가마, 정청래 의원보다 제 삶이 더 잘 살았다, 이렇게 자부할 수 있어서 감히 요청했다"면서 "김성동 위원장님께는 정말 죄송하고 기회가 되면 사죄드리고 싶다. 전략공천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성동 위원장은 같은 날 다른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곳에서 땀, 눈물 흘려가며 뭔가 일궈보겠다고 노력한 이들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가. 이렇게 무시하는 발언은 있을 수 없다"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해 갈등의 폭이 깊음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날 김경율 위원은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를 해야한다"면서 "민심을 대표하려는 여당에서 (사과) 목소리가 처음 나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것이다. 진작에 나왔어야할 목소리가 내 음성을 타고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의견과 정면 배치된 것이다.

이로 인해 '사천(사적 공천)'이라는 국민의힘 내 반발이 나오면서 한동훈 위원장과 김경률 위원의 동반 사퇴 주장이 제기됐고 지난 21일에는 대통령실이 한동훈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할 일을 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것 같았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갈등이 서서히 나타나려는 모습이다.

"정청래 의원보다 제 삶이 더 잘 살았다. 아무도 안 가는 곳을 내가 간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지만 한동훈 위원장의 기습 발표는 결국 '정치 초보'가 저지른 '사고'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당 후보 결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취가 불안해진 김경율 위원의 결과가 주목된다. SW

hcw@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