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때문에?' 석연찮은 KBS의 '김신영 하차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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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때문에?' 석연찮은 KBS의 '김신영 하차 통보'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4.03.1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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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MC를 맡은 김신영. (사진=KBS)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은 김신영. 사진=KBS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지난 4일, 방송인 김신영이 1년 5개월간 진행한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급작스런 하차 소식과 함께 KBS가 명확한 이유 없이 '감사드린다'라는 말만 전하면서 시청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하차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급기야 KBS에 대한 청원도 이어졌다.

김신영은 2022년 10월 故 송해의 뒤를 이어 '전국노래자랑' MC로 전격 발탁됐다. 무려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했던 송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프로를 여성 연예인이 맡는다는 것에 '파격'이라는 반응이 많았고 김신영은 '일요일의 막내딸'을 자처하며 '전국노래자랑'의 변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김신영의 진행 스타일을 놓고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엇갈렸고 변화된 '전국노래자랑'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시청률도 과거 송해가 진행했던 때보다 낮게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당사자에 대한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방송사가 하차를 결정한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었다.

김신영의 교체를 반대하는 청원이 1000명을 넘자 KBS는 "김신영 님은 故 송해 님의 후임자로 1년 5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하며 '전국노래자랑'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고, 이는 화제성 증가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KBS는 "화제성과 달리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특집을 기획하는 등 김신영 님과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다. 44년 전통 프로그램의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MC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신영 님도 제작진에게 '상황을 모두 이해한다. 앞으로도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밝혔다.

KBS의 해명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 '시청률 부진'을 김신영의 잘못으로 돌린 KBS에 시청자들은 더 거센 비판을 했다. 한 매체에서는 이를 '부관참시'로 표현하기도 했고 '누가 해도 반토막날 시청률', '박민 사장 오고 난 뒤 안 보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결정이 이른바 박민 사장의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현재 KBS는 직원들이 특별퇴직을 하는 등 인력조정,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정권의 홍보 방송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이면서 KBS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제작했던 세월호 10주년 다큐도 상부의 거부로 방영이 불방된 것도 여론 악화에 일조했다.

이러다보니 심지어는 '박민 사장이 여성은 안 어울린다며 잘랐다', '김신영이 문재인 대통령 시계를 자랑한 것이 원인이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이래저래 김신영의 일방적 하차는 시청자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은 방송사의 '갑질'로 또다시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말았다.

"'전국노래자랑'은 전국의 모든 출연진분들, 시청해 주신 분들이 주인공이고 MC는 거들 뿐이다". 김신영이 소속사를 통해 전한 하차 소감이다. 그는 '출연진과 시청자가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자신의 하차를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그 주인공의 이야기를 방송사는 왜 무시했던 것일까? 암울한 KBS의 현실이 이렇게 또 드러난 것이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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